아이폰X(텐) 이미지.
단말기 고의 성능 저하 논란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애플이 이번엔 야심작 아이폰X(텐)의 ‘통화 먹통’ 논란에 휩싸였다. 애플 측은 진상조사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이폰X 전화 수신 시 화면이 나타나지 않는 결함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전화 벨소리는 울리지만, 디스플레이가 켜지지 않아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문제는 앞서 지난 12월 초 한 사용자가 애플 지원 홈페이지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처음 발견됐다. 이 사용자는 “아이폰X으로 전화가 걸려오면 약 6~8초간 디스플레이가 켜지지 않는다”며 “아이폰X을 껐다켜면 해결되지만, 15~20초 후에는 같은 문제가 반복된다”고 전했다. 다른 이용자들도 “복구했으나 며칠 뒤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거나 “iOS 11.2 업데이트를 실시하고 이용자 가이드를 찾아봤으나 해결하지 못했다”는 등의 반응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국내에서도 같은 증상이 발견됐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맥 사용자 모임인 아사모 카페에서도 지난해 11월 30일 한 이용자가 “전화가 오면 벨소리부터 나고 화면은 바뀌지 않고, 몇 초 뒤 전화가 왔다는 화면이 나온다”며 “전원을 껐다 켜면 전화가 왔을 때 벨소리와 화면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버그인지 기기 문제인지 헷갈린다”는 글을 올렸다. 이에 다른 이용자들 역시 “진동은 울리는데 화면이 늦게 뜬다” 등의 유사한 증상을 언급했다.
업계의 관심은 이번 결함이 아이폰X 판매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다. 애플은 아이폰X 매출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4·4분기 매출 615억8,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초고가 전략에 따른 결과로,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1% 줄어든 7,730만대에 그쳤다. 안 그래도 판매량이 기대에 못 미치며 조기 단종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향후 판매량에 먹구름이 드리워질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와 별개로 소비자에 고지하지 않고 iOS 업데이트를 통해 고의로 단말기 성능을 저하시킨 행위에 대한 소송도 전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점도 회사 이미지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한편 애플은 이미 1일 실적발표에서 올 1·4분기 매출전망을 시장 예상보다 수십억달러 적은 600억~620억달러로 낮춰잡은 바 있다. /권용민기자 minizza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