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알베르토 모레노 미주개발은행(IDB) 총재를 접견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여 길을 열어주고 단일팀 구성을 허용한 덕분에 평창올림픽은 흥행에서도 성공할 것이고 남북관계 개선과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에서도 좋은 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동북아 평화의 뿌리를 확실히 다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국은 다소 다른 발언을 내놨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펜스 부통령의 보좌관을 인용해 “펜스 부통령이 올림픽 기간에 기회가 닿을 때마다 자국민을 노예로 만든 북한 정권의 억압적인 실상을 지적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익명의 이 보좌관은 “우리는 북한의 선전전이 올림픽의 메시지를 납치(hijack)하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펜스 부통령은 북한이 올림픽에서 하는 모든 것은 그들이 지구 상에서 가장 포악하고 억압적인 정권이라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위장이라는 것을 세상에 상기시킬 것”이라며 “또 최대의 압박 작전을 강화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미국은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만으로 대북제재를 쉽게 풀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북한이 비핵화로 가는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때만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펜스 부통령은 지난 2일 펜실베니아에서 열린 행사에서 공개발언을 통해 “(평창올림픽 참석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는 간단명료한 메시지를 전달하러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