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채권금리 상승에 영향을 받아 일본 등 주요 아시아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5일 도쿄 시내에 설치된 시세판 앞을 한 시민이 지나쳐 가고 있다. /도쿄=AP연합뉴스
일본·홍콩·대만·베트남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지난주 말 미국발 채권금리 상승과 뉴욕증시 하락에 충격을 받아 일제히 급락했다. 미 고용지표 훈풍에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 속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선 것이다.
5일 도쿄 증시에서 닛케이255지수는 전날보다 592포인트(2.55%) 하락한 2만2,682.08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2016년 11월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토픽스지수 역시 전 거래일보다 2.17% 내린 1,823.74로 장을 마감했다.
대만·홍콩·베트남 등 주요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대만 자취엔지수는 전일 대비 1.62% 내린 1만946.25에 거래를 마쳤고 호주 S&P/ASX500지수도 1.55% 내린 6,026.23에 마감했다. 홍콩·베트남·필리핀 주요 증시들도 장중 3% 이상 급락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의 전반적인 하락은 지난주 말 미 국채금리 상승에 뉴욕증시가 급락하자 심리적 불안감을 느낀 글로벌 투자자들이 앞다퉈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뉴욕증시의 큰 조정은 낙관론이 지배하고 있던 아시아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미국뿐만 아니라 앞으로 글로벌 주요 국가들이 경제 성장에 힘입어 긴축에 나설 경우 주식시장이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후지시 코이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금융시장의 움직임이 “2013년 버냉키 쇼크와 비슷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버냉키 쇼크는 2013년 당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던 벤 버냉키가 양적 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던 일을 말한다. 그는 “그때와 같은 ‘패닉(공황)’ 매도가 전개되지는 않고 있지만 본격적으로 위험 회피 분위기가 확산되면 주가 하락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주기자 parkmj@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