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광 광명전기 회장 "전통 전력사업 넘어 ESS로 판 키울것"

피앤씨테크 등 계열사 역량 강화해
2020년까지 3,000억 매출 목표
이라크 등 이머징마켓 중심 수출
내진 설계 적용 태양광시스템 개발도

이재광 광명전기 회장


“광명그룹을 전통 전력사업부문부터 에너지저장장치(ESS), 사물인터넷 분야를 아우르는 전력전문그룹으로 성장시키겠습니다. 광명전기, 피앤씨테크, 광명SG 등 주력 계열사의 역량을 끌어올리면 오는 2020년 그룹의 총 매출은 3,000억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중소기업 월급쟁이로 시작해 대표이사 자리까지 오르며 ‘샐러리맨 신화’로 널리 알려진 이재광(59·사진) 광명전기 회장이 5일 방이동 서울사무소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2020년 그룹의 성장 비전을 이 같이 밝혔다. 개폐기, 수배전반, 철도용 전력부품 등 전통 전력산업을 통해 덩치를 키운 광명전기는 태양광이나 ESS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넓힌다는 전략이다.

특히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위해 수출 확대가 필수적인 만큼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미 100억원 규모의 인도네시아 철도를 수주했으며, 현대로템과 카타르 정수장 시설에 220억원 규모의 장비를 납품하기로 계약했다. 일반 전력 부품류에서도 인도네시아나 이라크 등 이머징 마켓을 중심으로 해외 수출이 늘어나는 것도 긍정적인 신호다.

전세계 10여개국과 거래하면서 지난해 1,100억원 매출과 200억원이 수출을 올린 광명전기는 올해 매출을 1,400억원 수준으로 키우고 수출 20%를 달성한다는 전략이다. 이 회장은 “광명전기를 인수할 당시 매출액 300억원에 적자 기업이었지만,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마케팅에 힘입어 2010년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4년 인수한 피앤씨테크 역시 광명그룹의 핵심 사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배전자동화단말장치(FRTU), 디지털보호계전기, 원격감시제어시스템, 자동소화기장치 등 디지털전력기기기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2016년 7월 코스닥에 상장했다.

특히 배전자동화단말장치의 경우 세계일류상품에 선정될 정도로 탁월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한국전력공사가 이전한 나주 지역에 2,500평 규모의 공장을 설립한 한편 안양 공장 증축도 진행하면서 생산량을 대폭 끌어올렸다. 이 회장은 “조달청으로부터 우수조달제품 인증을 받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면서 “지난해 매출 280억원에서 올해는 430억원 규모로 2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태양광발전시스템 개발·시공회사인 광명SG는 2020년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의 핵심 사업군으로 떠오르는 태양광발전시스템을 개발하는 만큼 성장세는 다른 계열사 못지 않을 거라는 게 이 회장의 전망이다. 올해는 지진이 잦아지는 환경 변화를 반영해 내진 설계가 적용된 태양광발전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면 연 매출 300억원 달성도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장은 “거래소에 상장된 광명전기, 코스닥에 상장한 피앤씨테크, 2020년 코스닥 상장 예정인 광명SG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겠다”며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함께 신재생 에너지 시장이 부각되는 만큼 광명그룹의 사업 영역은 지속적으로 커지고 2020년 연 매출 3,000억원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정부가 공공기관의 ESS 설치를 의무화하면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는 사실에 대해서도 큰 기대감을 내비쳤다. 산업부는 지난해 공공기관 에너지저장장치 설치 의무화로 ESS 시장 창출을 확대하겠다며 계약전력 1,000kW 이상 공공건축물에 대해 계약전력 5% 이상을 ESS로 의무 설치토록 했다.

이 회장은 공공시장에 설치하는 ESS는 중기간 경쟁품목으로 지정, 중소기업들의 먹거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ESS 기술 발전에 따라 성장하는 배터리 시장은 삼성이나 LG 등 대기업이 독점하고 있다”며 “중소기업들이 기술 경쟁력을 갖추면 승부를 벌일 수 있는 공공기관의 ESS 시장만큼은 중소기업들이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광명그룹을 키우는 것 못지 않게 동종업계의 상생에도 열심이다. 2015년 출범한 전기에너지산업조합 이사장을 맡고 있는 이 회장은 태양광 사업을 통해 회원사와 조합의 먹거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있다. 전남 함양에 태양광발전소 1만평 부지를 확보한 후 한 구좌당 99Kw씩 분양한 것.

총 사업비 20억원이 투입됐으며 이를 통해 생산된 전력을 판매한 수익으로 구좌당 매달 150만~160만원의 수익이 발생한다. 조합은 발전소 부품 교체 및 관리를 전담함으로써 연간 5,000만~6,000만원의 유지관리 수수료를 받는다.

이 회장은 “회원사들은 20년 임대 조건으로 안정적인 태양광 발전 사업을 영위하면서 8년 지나면 손익분기점도 넘는다”면서 “우리 조합 고유의 사업 영역에서 회원사와 조합이 윈윈하는 수익 모델을 만들었다는 데서 의미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끝으로 이 회장은 일자리 창출의 전제 조건으로 일거리를 만드는 노력이 선결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새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주요 정책 목표로 걸고 있는데, 일자리 창출에 앞서 일거리가 있어야 한다”면서 “중소벤처나 소상공인들이 할 수 있는 영역은 대기업이 침범하지 않고 중소기업끼리 정정당당하게 경쟁해야 그 속에서 중소기업의 일거리도 늘고, 일자리도 창출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민정기자 jmin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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