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진 부산경제…유통업 경기 10분기째 흐림

1분기 소매유통업 BSI 95 그쳐
10분기 연속 기준치 100 밑돌아
"설 대목 코 앞인데도 소비 위축
최저임금 인상도 경영부담 한몫"



부산 지역 유통경기가 10분기째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 제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유통업까지 부진에서 헤어나지 못하면서 지역 경제의 고사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5일 부산상공회의소가 발표한 1·4분기 부산지역 소매유통업 경기전망 조사결과에 따르면 1·4분기 부산의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BSI)는 ‘95’를 기록해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이는 지난 2015년 4·4분기 ‘95’ 이후 10분기 연속 기준치를 하회한 것이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 호전을, 100 미만이면 경기 부진을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산상의 관계자는 “1·4분기는 전통적으로 설 명절과 입학·졸업 등으로 인한 시즌 특수와 함께 중국 춘제(춘절)로 외국인 관광객도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BSI가 기준치를 밑돌았다는 것은 소비 위축에 대한 지역 유통가의 우려가 그만큼 높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또 최저임금 인상과 유통 규제 강화에 따른 경영 부담도 한층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영지표별로는 매출액과 객단가에 대한 전망지수가 각각 ‘102’, ‘104’를 기록해 기준치를 넘었다. 부산상의 측은 “최근 청탁금지법이 일부 개정되면서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고가상품에 대한 매출 증가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 설명했다. 실제 업태별 매출에서도 백화점의 매출전망지수가 ‘113’으로 가장 높았다.

반면 고객수(99)·총비용(90)·판촉비용(74)·광고확대(66)·판촉강화(69) 등 판촉지표에서는 지수가 모두 기준치를 밑돌았다. 업태별로는 청탁금지법 개정에 따른 명절 고가상품에 대한 비중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백화점의 전망지수가 ‘113’으로 가장 높게 나타난 반면, 슈퍼마켓(100)·대형마트(90)· 편의점(81) 등은 경쟁 과열과 규제 강화 우려, 최저 임금 인상 등으로 경기 부진이 예상된다.

이와 관련, 1·4분기 지역소매유통업계의 가장 큰 경영 애로는 ‘수익성 하락’으로 꼽혔다. 응답업체의 49.3%가 이를 가장 큰 애로로 지적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유통관련 규제 강화(13.7%), 인건비 상승(11.9%), 인력부족(10.1%), 자금사정악화(7.9%), 정부정책의 비일관성(6.1%), 노사문제(0.4%), 경쟁심화(0.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 1·4분기 부산지역 소매유통업 경기전망 조사에는 부산지역 소재 백화점·대형마트·슈퍼마켓 등 181개체가 참여했다.

앞서 부산상의는 올해 1·4분기 지역 제조업 경기전망 조사를 발표하고 BSI가 ‘89’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부산은 지난 2011년 3·4분기 BSI 124를 기록한 뒤 4·4분기부터 26분기 연속 100을 넘지 못하고 있다. 부산상의 측은 “불황과 노동정책 강화에 따른 정책리스크로 경영부담이 증가하고 있고 원화강세와 대외통상압력 증가로 수출환경마저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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