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인플레 우려에 증시·원화·채권 '트리플 약세'

코스피 장중 2,480 붕괴
코스닥 5% 급락·채권값 하락
환율도 8원 올라 1,088원

‘인플레 오버슈팅(과열)’ 우려가 증시·환율·채권의 발목을 잡았다. 미국 다우지수가 666.75포인트나 하락하고 10년 만기 국채금리가 4년 만에 최고치를 달성하며 국내 금융시장은 트리플 약세로 돌아섰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1.33% 하락한 2,491.75로 마감했다. 장중 2,480선이 무너지기도 했지만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 재판 이후 상승세로 돌아서며 낙폭을 그나마 줄였다. 코스닥시장은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매도로 4.59% 빠진 858.22로 장을 마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6개월 만의 최대 낙폭이다. 미국의 고용지표 개선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리 상승은 국내 금융시장에 고스란히 이어졌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는 3.7bp(1bp=0.01%포인트) 오른 2.287%를 기록했고 10년물은 4.7bp 상승한 2.803%로 2014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은 신흥국 시장의 자금 이탈을 자극했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만 4,545억원어치를 팔며 5일 동안 1조9,796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자금유출 우려는 외환시장에 그대로 반영됐다. 원·달러 환율은 8원80전 오른 1,088원50전으로 마감했다. 닛케이255지수가 2.55% 하락한 2만2,682.08에 거래를 마치는 등 일본·홍콩·대만·베트남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미국발 충격으로 급락했다.


낙관론으로 흐르던 증시 전망은 흐려졌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감세와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해서는 국채 발행이 불가피한 만큼 금리를 자극할 수밖에 없고 증시는 불안감에 떨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기호조로 채권금리 강세가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증시는 일정 조정을 거친 후 2차 상승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국내 기업의 실적이다. 반도체·정보기술(IT) 기업들의 실적 증가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후발기업들이 어느 정도 실적을 회복하느냐가 관건이다.

/박성규·유주희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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