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5일(현지시간) 빠른 속도로 급락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가 5일(현지시간) 맥없이 주저앉았다. 장기적으로 탄탄한 경제 기초여건을 확신한다는 백악관 측의 발언까지 전해졌지만, 투자심리는 되살아나지 않았다.채권금리발(發) 긴축 우려가 사흘 연속으로 증시를 압박했다. 일각에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로 10년째에 접어든 ‘강세장’이 마무리 국면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고개를 들고 있다. 2월 들어 첫 3거래일을 모두 약세장으로 마감하면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의 시가총액은 1조 달러(1,090조 원) 이상 증발했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175.21포인트(4.60%) 내린 24,345.75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말(24,719.22) 지수 밑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지난 2011년 이후로 7년 만의 가장 큰 하락률이다. 절대 수치만 단순 비교하면, 다우지수 120년 역사에서 가장 충격적인 사건인 1987년 ‘블랙 먼데이(Black Monday)’보다 많은 역대 최대 낙폭이다.
S&P500 지수는 113.19포인트(4.10%) 낮은 2,648.9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3.42포인트(3.78%) 떨어진 6,967.53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는 1% 안팎의 약보합세를 이어가다가 오후 3시 무렵 갑작스럽게 낙폭을 키웠다. 증시가 조정 국면에 들어서면서 일시적으로 투매 현장이 빚어진 것으로 보인다.
뉴욕증시가 일시적으로 조정 압박을 받고 있다는 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갑작스럽게 다우지수가 하락 압력을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만 놓고 보면 과열을 해소하는 조정 성격이 강하다는 뜻이다. 지난주 퇴임한 재닛 옐런 전 연준 의장도 주식과 업무용 부동산 가격이 높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프로그램(컴퓨터 시스템에 의한 매매) 매물이 나오면서 기술적인 측면에서 낙폭이 확대된 것으로 분석된다. 유명 투자전략가 짐 폴슨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주식가치가 고평가돼 있다”며 15%가량 조정 국면을 전망했다. 앞서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도 블룸버그 TV 인터뷰에서 “두 가지 거품이 있다. 우리는 주식시장의 거품과 채권시장의 거품을 맞고 있다”라면서 주식·채권의 가격조정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한상헌인턴기자 arie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