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KBS 2TV 수목미니시리즈 ‘김과장’에서 검사 출신 TQ그룹 재무이사로 날카롭고, 빈틈없는 성격의 소유자 서율 역을 맡아 한 단계 성장한 그가 이번엔 첫 주연작 JTBC 월화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를 안정적으로 이끌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무엇보다 연기 스펙트럼을 넓혀가는 그의 모습에 응원을 보내는 이들이 많아졌다. 6년차 배우로서 스스로의 연기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사진=jyp
2PM멤버 옥택연은 지난해 9월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백마부대 신병교육대를 통해 입대하기 전 인터뷰에서 “인간 옥택연은 담백한, 물김치 같은 남자”라고 말한 것에 이어, 자신의 연기에 대해선 “a. b. c. d가 아닌 p(pass)”라고 위트있게 표현 한 바 있다. “새로운 장르에 도전한 자세와 열정을 통과(pass)만 시키는 걸로만 봐주셔도 좋을 것 같다.”고 자평 한 것. 이준호는 “택연형의 ‘물김치’ 발언을 제가 어떻게 이기겠어요?” 라고 너스레를 떨더니, 곧 진지하게 대답을 이어갔다. “저는 그런 생각은 있어요. 제 인생을 책에 비유한다면, 스테디셀러가 되고 싶어요. 쭉 오랫동안 사랑 받고 싶어하는 것. 이 직업을 하는 분들의 꿈 아닐까요. 물론 한번쯤은 베스트셀러가 되는 꿈, 욕심도 있습니다.”
인간 이준호는 어떤 것도 그릴 수 있는 깨끗한 도화지에 가까웠다.
“욕심 안 내고 이야기하겠습니다. 제가 작년 9월에 낸 앨범명이 ‘캔버스’인데 흰 도화지를 저라고 생각하고 만들었어요. 가수로 활동 했을 땐 매력이 크진 않았던 것 같아요. 짧은 시간에 제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그런 외모를 가진 것도 아니니까요. 스스로도 제가 밍숭맹숭 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나마 제가 유일하게 욕심 냈던 건 아크로바틱 이었는데, 심하게 다치고 난 그 이후에 아크로바틱을 못하게 됐어요. ”
“그 때 좀 많이 좌절하고 그랬는데 그 시기를 지나고 ‘감시자들’ 이란 영화를 처음 하게 되고 일본에서 솔로 앨범을 내게 되면서 뭔가 조금씩 이뤄가는 과정을 겪어요. 그 시절을 돌아보니 흰 도화지가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렇게 생각 하고 싶어요. 저 역시 그렇게 그리고 싶어요.”
본인의 외모가 매력이 없다고 말했지만, 사실 ‘이준호의 시대’는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친숙한 매력과 캐릭터에 따라 달라지는 분위기와 연기력은 어떤 역할을 맡겨도 소화가 가능할 듯 했다.
“이준호의 시대요? 90년대 태어났으면 연예인을 못할 얼굴이죠.(웃음) 관대하신거죠. 요새 신기한 게 도전을 할 수 있는 발판이 많아진 것 같아요. JYP에 처음 들어왔을 땐, 개별 활동에서 저만 일이 많지 않았어요. 나는 안 되는 것 아닌가. 연예인이 안 어울리나. 그런 생각도 많이 했으니까요. 표정이 너무 없어서 오해를 샀던 얼굴일 정도였어요. 화도 안 났는데 화 났다고 오해하시기도 했으니까요. 성격도 연예인으로서 엔터테이너하지 못해요. 누군가를 즐겁게 하고 잘 챙겨주는 성격이 못된 것 같아요. 최대한 잘 하자고 생각해요. 그런데 절 조금씩 좋아해주시는 걸 보면 시대가 괜찮게 된 건가요? 개성시대니까요. 하하.”
2PM으로 전성기를 맞았고 영화 ‘감시자들’ ‘협녀’ ‘스물’, 드라마 ‘기억’ ‘김과장’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이준호, 그의 꿈은 ‘믿고 보는 배우’(믿보배)이다. 지난해 12월 ‘2017 KBS 연기대상’에서 중편드라마 우수상과 베스트 커플상을 수상하며 화려하게 한 해를 마무리 한 그의 성적표는 나쁘지 않았다.
/사진=jyp
/사진=jyp
지난 30일 16화를 끝으로 종영한 ‘그냥 사랑하는 사이’에서는 모두가 바라던 이준호의 해피엔딩이 그려졌다. 이준호는 “‘그사이’는 여운이 오래 갈 것 같다. ‘김과장’ 때는 마지막 촬영이 끝나고 바로 즐거운 마음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왠지 그게 잘 안되더라”며 여전히 드라마에 빠져있는 모습이었다. ‘믿보배’ 배우에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는 이준호는 “배우로서 2018년 시작이 좋다. 더 많이 할 수 있는 기대감이 있어요. 20대는 아이 같았다면, 서른을 앞두고 이제 시작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라며 건강하게 성장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제가 늘 하던 이야기이긴 한데, 제가 나오면 그 작품을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믿보배’ 배우가 목표입니다. 가수로서도 내 노래가 나오면 ‘나왔네 들어야지’ 이렇게 됐으면 좋겠어요. 그 꿈이 완전히 실현이 안 된 건 아닌데 열심히 하고 있니 기대해주세요.”
/서경스타 정다훈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