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는 5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애플이 인텔에 차기 아이폰에 적용되는 모뎀 칩의 독점 공급을 맡길 수 있다고 밝혔다. 모뎀 칩은 스마트기기에서 이동통신 신호를 주고받는 시스템반도체다.
퀄컴 모뎀 칩은 현재 아이폰 시리즈 전체에서 절반을 차지할 만큼 양사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노무라의 분석은 올 하반기 출시되는 차기작부터 기존과 같은 우호관계를 찾아볼 수 없다는 뜻이다. 퀄컴은 과거 아이폰에 모뎀 칩을 독점 공급했으나 지난 2016년 10월 아이폰7 시리즈가 출시된 후로는 퀄컴과 인텔의 동시공급 체제였다.
이날 노무라의 분석, 브로드컴과 퀄컴 간 인수합병(M&A) 갈등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퀄컴 주가는 6.57% 하락했다.
아이폰 부품가격 줄이기 위해
저렴한 인텔 칩으로 환승 검토
아이폰 차기작에 퀄컴 모뎀 칩을 사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애플이 아이폰 가격을 낮추기 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텔 제품으로 갈아탈 수 있다는 분석 때문이다.
지난해 가을 출시된 아이폰X 출고가가 100달러를 웃돌았고 판매부진으로 이어지면서 시장에서는 애플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등에서 발생하는 비용 절감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노무라는 “애플이 아이폰 구성품 비용을 줄이기 위해 퀄컴과의 거래를 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특허권을 둘러싼 양측 간 갈등이 결별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애플은 퀄컴이 특허료를 과다 청구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퀄컴은 이에 대응해 국제무역위원회(ITC)에 특허를 침해한 아이폰X의 미국 시장 판매를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양사가 소송전을 벌이면서 관계가 냉각된 것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애플이 오랜 기간 인텔의 모뎀 칩만 사용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궈밍치 KGI 연구원은 “퀄컴은 5세대(5G) 통신기술 부문에서 인텔에 앞서 있기 때문에 경쟁력에서 우위”라며 퀄컴 배척이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을 전망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