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삼보저축은행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 측은 서울에 거점을 둔 저축은행이라며 500억원 수준의 높은 매각가를 원하고 있는 반면 시장에서는 저축은행권의 영업환경 악화를 이유로 매각가를 낮춰 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저축은행의 대표는 “삼보저축은행은 지난 2015년 영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지만 이후 최고금리가 여러 번 떨어지면서 수익성 개선에 실패해 결국 영업을 접는 길을 택했다”고 전했다. 최고금리는 2016년 34%에서 27.9%로 하락했으며 이달부터는 24%로 인하된다.
이처럼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중소 저축은행들의 타격이 유독 큰 것은 비용을 줄일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점포가 적은 저축은행의 특성상 고객과의 접점은 크게 대출모집인, 광고, 모바일·웹 등 비대면 채널 등 세 종류로 나뉜다. 대형 저축은행의 경우 광고를 꾸준히 내보내는 한편 비대면 영업을 강화하며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는 반면 영세 업체들은 대출모집인 없이 고객을 끌어모으기 어렵다.
대출모집인에 지급하는 높은 수수료 탓에 중소형 저축은행은 고비용 영업 구조를 떠안고 있을뿐더러 최고금리 인하에 맞춰 낮은 금리를 제공하기도 힘든 ‘이중고’에 처해 있다. 최고 4% 안팎의 높은 대출모집인 수수료율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20%가 넘는 대출 금리를 개선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저축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중소형 저축은행이 당장 대출모집인을 줄일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저신용자에게 대출을 내주기 어려울 것”이라며 “영업 확장이 어려운 업체들은 더 영세해져 대형 대부업체에도 자리를 빼앗길 판”이라고 우려했다.
일부에서는 중소형 저축은행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규복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저축은행이 지역 기반의 중소서민금융기관인 만큼 대출모집인에 의존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지역 고객 관리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