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코스닥 시장에서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는 전 거래일 대비 4.83%(5,700원) 오른 12만3,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글로벌 금리 상승 기조에 국내 증시가 하락하는데도 예외적인 주가 상승세를 보인 것이다. 전날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 승인으로 이번 주 안에 코스피행이 유력한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은 전 거래일 대비 주가가 0.63%(1,800원) 떨어진 28만4,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셀트리온의 코스피행 이후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감이 이날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분석된다. 이날 기준 셀트리온은 시가총액 34조8,618억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300조2,944억원의 11.6%를 차지하는 초대형주다. 이처럼 시장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셀트리온이 유가증권시장으로 넘어가면 코스닥150 등 코스닥 지수 추종 패시브 자금이 다른 종목으로 분산되게 되는데 이 경우 코스닥 시장의 차기 1등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에 가장 많은 신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날 기준 시가총액 17조118억원으로 차기 2등주인 신라젠(6조3,785억원)을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셀트리온 이전상장 효과에서 패시브 자금의 절대적 규모보다 유입 강도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셀트리온헬스케어와 같이 셀트리온 이전에 따른 수급 낙수 효과 기대감이 오래전부터 형성된 종목들은 거래량이 많기 때문에 신규 패시브 자금이 유입돼도 주가가 오르는 수급 효과가 나타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셀트리온 이전상장 후 코스닥 시가총액 2위인 셀트리온헬스케어에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20일 평균 거래대금이 5조원을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급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패시브 자금의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유입 강도가 될 것으로 분석된다. 이 연구원은 “셀트리온 이전상장시 수급 낙수 효과를 판단하는 데 있어서 유입 강도(평균 거래대금 대비 예상 유입액)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바이오 버블 우려에 더해 올해에만 주가가 약 14% 오르는 등 최근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점도 향후 추가 상승세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패시브 자금 유입 강도를 기준으로 분석하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주 중 평균 거래대금이 높지 않은 종목들이 셀트리온 이전상장의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원은 “수급 낙수 효과와 함께 이익증가율·밸류에이션 매력을 함께 고려했을 때 로엔(016170)·원익머트리얼즈(104830)·고영(098460)·메디톡스(086900)·휴젤(145020)·나스미디어(089600) 등이 매력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매수를 추천했다. 특히 이 중 로엔의 경우 일평균 거래대금 대비 패시브 자금 예상유입액이 56.5%로 매우 높은 편이다. 단순 계산했을 때 셀트리온 이전상장 후 로엔에 대한 시장 수급이 1.5배 넘게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로엔의 경우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도 전년 대비 38.3%로 준수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외에 메디톡스(47.7%), 나스미디어(32.9%), 고영(26.2%), 휴젤(25.4%) 등도 올해 영업이익 증가율이 좋을 것으로 기대된다.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하는 셀트리온에 대한 코스피200 지수 추종 자금도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날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했을 때 코스피 이전 후 전체 기업들 중 시가총액 3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4위인 현대차와는 차이가 얼마 나지 않기 때문에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가능성도 있다. 셀트리온의 시가총액 규모와 편입 시점을 고려했을 때 셀트리온의 오는 3월 코스피200 편입은 사실상 확정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코스피200 지수 추종 자금의 규모를 약 40조~60조원 정도로 추정했을 때 셀트리온은 코스피200 편입 후 패시브 자금으로만 약 1조 2,000억~1조 8,000억원의 수급 효과를 볼 것이라는 게 증권 업계의 분석이다./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