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대 헌책방 '공씨책방', 성수동 공공안심상가로 이전

'공공안심상가' 낮은 월세로 소상공인들 위한 공간

공씨책방이 성동구 성수동의 ‘공공 안심상가’로 이전한다./연합뉴스
임대료로 인해 건물주와의 갈등을 빚었던 ‘1세대 헌책방’ 공씨책방이 성동구 성수동의 ‘공공 안심상가’에 들어선다.

성동구는 7일 성수동 서울숲IT캐슬 1층에 마련된 공공안심상가에 공씨책방이 입주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공공안심상가는 임대료가 급격히 올라 원래 자리에서 내몰렸거나, 내몰릴 위기에 처한 상인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공간이다. 평당 임대료를 시세의 60∼70% 수준(5만∼6만원)으로 낮게 정했고 계약금·권리금은 받지 않는다. 성동구가 상가 2곳(총 39평·약 128㎡)을 12억원에 매입해 4곳으로 쪼갠 뒤 입주자를 모집했다.


46년 역사가 있는 공씨책방은 설립자 고(故) 공진석 씨가 1972년 동대문구 회기동에서 시작한 헌책방이다. 1980년대 광화문 근처에 자리 잡아 한때 전국 최대 규모 헌책방으로 명성을 알리기도 했다. 1990년대에 시작된 광화문 일대 재개발로 옮길 곳을 찾던 중 단골이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학교가 밀집된 신촌 쪽으로 옮기는 것이 좋지 않겠냐고 권유해 1991년 신촌으로 이전했다. 25년 넘게 신촌에 둥지를 틀었던 공씨책방의 ‘수난’이 지난해 시작됐다. 건물주가 월세를 13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건물주는 공씨책방과의 임대차 계약 갱신을 거절하며 소송을 냈고 지난해 9월 건물주 승소로 결론이 났다.

공씨책방은 신촌에서 30m가량 떨어진 건물의 지하로 옮기려 했다가 성동구 공공안심상가 입주하기로 결정했다. 상가 면적이 11평으로 좁은 편이지만 여러 책을 바꿔 전시하며 헌책방을 운영하기로 했다. 공씨책방은 성수동 공공안심상가에 10년까지 머무를 수 있다. 5년 단위로 계약하며 계약 기간 중 월 60만원대의 임대료를 올리지 않는다. 공씨책방 창립자 공 씨의 처조카이자 운영자인 장화민 씨는 상가가 좁아 창고를 따로 써야 하지만 “마음 놓고 오래 장사할 수 있는 게 좋다”면서 성동구에 직접 공공안심상가 지원서를 냈다고 말했다.

이에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앞으로 공공안심상가를 확대 조성해 위기에 처한 소상공인들이 마음 놓고 장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김연주인턴기자 yeonju185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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