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 7일 오전 강원 동해시 묵호항에 정박한 만경봉92호에서 샤넬 클래식백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어깨에 메고 내리고 있다. 오른쪽은 지난 1월 방남 당시 모습./연합뉴스
지난 6일 만경봉92호를 타고 방남한 북한 예술단이 7일 오전 배에서 내려 강릉 공연 준비에 들어갔다. 이들은 전일 오후 강원도 동해 묵호항에 도착했으나 하선하지 않고 배에서 하루 밤을 보냈다. 대신 이날은 공연을 하루 앞둔 만큼 리허설 등을 위해 하선 후 강릉으로 떠났다. 5·24제재 조치 유예라는 논란 속에 남측으로 내려온 북한 예술단에 대한 관심은 보수, 진보할 것 없이 컸다. 보수단체들은 전일 만경봉92호 입항 전부터 격렬하게 반대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한반도기를 흔들며 예술단을 환영했다.
눈에 띄는 건 한층 여유로워진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 단장이었다. 만면에 미소를 머금은 현 단장은 지난 1월 첫 방남 때와 마찬가지로 짙은 남색 코트에 긴 털 목도리, 앵클 부츠 차림이었으나 어깨엔 샤넬 클래식 백으로 추정되는 가방을 메고 있었다. 정품이라면 700만원대인 고가 명품이다. 현 단장은 지난 2015년 모란봉악단 공연을 위해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도 샤넬 백은 들어 시선을 끈 바 있다.
현 단장은 검은색 승용차로, 단원들은 버스 5대에 나눠 타고 강릉아트센터로 이동했다. 단원들은 북한에서 출발할 때와 마찬가지로 모두 무릎까지 내려오는 빨간색 외투에 검은색 털모자, 털목도리, 부츠를 착용하고 있었다. 일부 단원들은 웃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긴장한 듯한 표정 속에 이동했다. 하지만 2시간 여 리허설을 마친 후 강릉아트센터에서 나올 때는 대부분 표정이 밝았고, 취재진을 향해 인사를 하기도 했다.
북한 예술단원들이 7일 첫 공연장인 강릉아트센터에서 오전 리허설을 마친 후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연합뉴스
이들은 예상과 달리 강릉 시내에서 점심 식사를 하지 않고 만경봉92호로 돌아갔다. 전일 환영식도 생략하며 하선하지 않은 데 이어 식사도 외부에서 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북한이 예술단원들의 남측 문화 및 생활 노출을 최소화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예술단은 오는 8일 강릉아트센터에서 공연을 한 후 11일에는 서울 국립극장에서 또 한번 공연할 예정이다.
/정영현기자 강릉=우영탁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