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인사이드]'檢亂'에 부글부글 끓는 靑...文, 고강도 쇄신 칼 빼들까

성추문 등 연일 메가톤급 이슈
누가 개혁 대상인지 모호해져
MB 특활비 주범 규정도 부담
3~4월께 法檢 시스템개혁 관측

“문재인 대통령께서 현재 검찰 상황을 매우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보고 계신다.”

검찰이 직면한 내우외환에 대해 복수의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한 반응이다. 잇따른 검찰 내 성추문 논란은 전직은 물론 현직 고위직으로까지 퍼지면서 누가 개혁의 주체이고 누가 개혁 대상인지가 모호해지는 상황이 됐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검찰 관련 빅 이슈가 매일 터져 현황을 파악하는 것도 버거울 정도다. 어디로 튈지 모르겠다”고 속내를 보였다.


청와대가 주시하는 검란(檢亂·검찰과 관련해 어려워진 상황)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5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재산도피 혐의에 대해 무죄 판정을 받고 집행유예로 풀려난 것도 속을 끓이는 요인이다. 여당의 한 당직자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겠다는 게 이 정부의 주요 개혁방향 중 하나인데 이번 판결로 담당 공직자들이 움츠러들지 않을까 걱정된다. 청와대 참모들도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6일 이에 대해 참모들의 보고가 있었지만 문 대통령은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 참모는 “문 대통령께서 그런 문제에 공공연히 가이드라인을 내리지 않는다. 법원의 판단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앞서 5일 검찰이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 청와대 상납 의혹과 관련해 이명박(MB)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공개적으로 규정한 것도 청와대로서는 부담스런 대목이다. 지난달 말 문 대통령이 인편으로 직접 MB에게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초청장을 보냈는데 개막식을 지척에 두고 MB를 범법혐의자로 정부가 규정한 것이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의도치 않게 MB를 조롱하는 듯한 모양새가 됐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검찰이 의도적인지,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차피 수사 결과가 변함없다면 꼭 이 시점이어야 햐느냐”고 안타까워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이르면 오는 3~4월께 검찰과 사법당국에 대한 고강도 시스템 쇄신을 통해 옥석 고르기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민병권기자 newsroo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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