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칼로레아는 처음에는 라틴어와 수사학·역사·지리·철학 등의 구술시험만 있었으나 이후 과목이 추가되고 시험 형태도 서술형으로 바뀐다. 현재 일반 바칼로레아는 인문·사회경제·자연과학 등 부문별로 10~15과목의 시험을 치른다. 이 가운데 필수과목인 철학은 고등학생들이 풀기에 난도가 굉장히 높다. 해마다 시험철이 되면 사회단체들은 ‘우리는 왜 아름다움에 이끌리는가’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행복이 가능한가’ 등의 철학시험 문제를 놓고 토론회를 열 정도다.
무려 210년 동안 유지돼온 바칼로레아의 개편을 놓고 최근 프랑스 사회가 시끄럽다. 프랑스 교육부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공약 이행을 위해 대입제도 개편 초안을 내놓자 학생단체와 교사노조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원자가 정원을 넘을 경우 추첨으로 선발하는 방식을 폐지하고 대학이 자체적으로 학생을 뽑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또 과목 수를 줄여 채점에 드는 비용을 줄이고 시험 횟수도 늘리기로 했다. 이에 대해 학생과 교원노조들은 대입 경쟁이 심해지고 소외계층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대입제도 개편은 많은 이해당사자가 있어 결코 쉬운 문제가 아니다. 마크롱 정부가 학생 등의 반대를 어떻게 무마하고 교육개혁을 이뤄낼지 주목된다. /오철수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