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올림픽에 대한 폴란드인들의 열정을 보여주는 일화 하나를 소개한다. 폴란드 하원의원인 보이치에흐 지엠니아크는 1992년부터 시골 청소년들을 인솔해 개최지의 학교시설에서 숙박하며 바르셀로나 및 나가노·알베르빌 등 12차례의 올림픽을 참관한 바 있는데 이번 평창올림픽에도 20여명의 청소년들과 함께 참관을 희망한다면서 우리 대사관에 숙소 관련 협조를 요청해왔다. 고맙게도 강원도 교육청의 주선으로 상지대관령 고등학교에서 학교시설을 숙소로 제공해줘 이들이 평창올림픽을 참관할 수 있게 됐다. 폴란드 청소년들이 평창올림픽을 참관하고 우리의 자연과 문화도 접하면서 한국을 발견하기를 바란다. 지엠니아크 의원은 우리 측의 배려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상지대관령고 학생들을 올가을 자신의 고향에 초청할 계획이라 하니 평창올림픽으로 맺어진 인연이 양국 청소년 교류로 이어지는 셈이다.
막 시작된 평창올림픽에서 폴란드 선수들이 많은 메달을 따기를 바란다. 최근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개최된 스키점프 월드컵에서 폴란드의 국가대표인 카밀 스토흐 선수가 4전 전승을 기록함에 따라 평창에서의 금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스키점프는 전통적으로 폴란드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전략 종목이기에 그만큼 기대가 크다. 폴란드의 두다 대통령도 평창을 방문해 스키점프 경기를 참관하고 선수들을 응원할 예정이란다. 마침 올해는 폴란드가 과거 123년간 나라를 통째로 외세에 빼앗겼다가 독립을 되찾은 지 100년이 되는 해여서 젊은 선수들의 선전이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
폴란드는 한국처럼 외세의 침략과 전쟁의 참화를 경험한 만큼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남북대화가 재개돼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기로 하는 등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는 것을 진정으로 반기고 있다. 또한 올 1월부터 2년 임기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고 있는 폴란드는 남북한과 공히 외교관계를 맺고 있고 서울과 평양에 상주 대사관을 운영하면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아울러 폴란드의 평창올림픽 참가는 오는 2019년 수교 3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과 폴란드의 우정과 협력을 더욱 심화하고 확대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