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는 지금 매수자 우위 시장입니다. 그간 평창 동계 올림픽의 영향으로 많이 오른데다 최근 공급이 많아지고 지난해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 이후 거래가 뜸하다 보니 매수자들이 원하는 가격에 살 수 있는 시장입니다. 투자하기 좋은 시기라고 생각합니다.”(원주시 개운동 H공인)
지구촌 축제인 평창동계올림픽이 개막하면서 전 세계인의 시선이 평창으로 쏠리고 있는 가운데 지난 한 해 뜨거운 시절을 보낸 강원도 부동산 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7개 광역지자체의 아파트 평균매매가격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강원도는 2.15% 올라 서울(4.67%), 세종(4.17%) 다음으로 많이 올랐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속초시 아파트의 3.3㎡당 평균매매가는 2016년 말 511만원에서 지난해 말 554만원으로 8.4% 올랐으며 같은 기간 강릉시는 498만원에서 521만원으로 4.61% 올랐다. 분양 시장의 열기도 뜨겁다. 지난해 강원도에서 분양한 아파트 13곳 중 10곳이 1순위에 청약이 마감됐다. 강원도 현지에서는 올해도 이 같은 강원도 부동산 시장의 강세가 계속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이처럼 강원도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평창 올림픽을 계기로 확충된 교통 인프라의 영향이 크다. 지난해 12월 경강선 KTX가 개통되면서 서울 청량리에서 원주까지 50분, 평창까지 63분, 강릉까지 86분에 도달할 수 있게 됐다. 또 지난해 6월 서울~양양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서울에서 강원도 속초나 양양까지 가는 시간이 2시간 이내로 줄었다. 이에 앞서 2016년 11월에는 경기도 광주에서 강원도 원주를 잇는 제2영동고속도로도 뚫렸다.
이처럼 호재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디벨로퍼도 강원도를 주목하고 있다. 이를테면 빌더스개발은 올 상반기 중에 강릉 사천해수욕장 인근에서 총 1,430여가구에 달하는 대형 아파트 단지를 분양할 계획이다. 심태형 빌더스개발 대표는 “KTX와 고속도로가 뚫리고 서울에서 강릉까지 일일 생활권이 되면서 서울 사람들의 강원도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며 “특히 강릉은 바닷가 주변으로 개발이 안 된 곳이 많아 향후 자산 가치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강원도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원도가 평창 올림픽으로 주목 받고 있지만 수요층이 탄탄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강원도 주택매매거래량은 2만8,607건으로 전년(3만4,963건)에 비해 18% 줄어드는 등 5년래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올림픽은 1회성 이벤트이기 때문에 너무 큰 기대를 걸어서는 안 되며 휴양 도시로 주목 받고 있는 강릉 같은 경우에는 향후 베트남과 같은 동남아시아의 도시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