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 수술대 거친 임효준, 시상대 꼭대기 서다

남자 1,500m 우승, 평창올림픽 한국 선수단 첫 금

임효준이 10일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우승한 뒤 시상대에 오르며 세리머니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30년 만의 안방올림픽에서 나온 첫 금메달의 주인공은 일곱 차례 수술을 딛고 일어선 ‘오뚝이 에이스’ 임효준(22·한국체대)이었다.

임효준은 1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선에서 2분10초485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골인했다. 마지막 바퀴 직선주로에서 네덜란드의 싱키 크네흐트(2분10초55)를 멋지게 따돌렸다. 이로써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2014소치올림픽 노메달 수모를 딛고 부활을 알렸다. 임효준은 ‘효자종목’ 한국 쇼트트랙의 22번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임효준은 지난해 성인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선수다. 어릴 때부터 두각을 드러냈으나 고비마다 부상을 입어 태극마크를 늦게 달았다.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수술대에 오른 것만 일곱 번. 빙판에 스케이트 날이 박히면서 한 번은 발목이, 한 번은 정강이가 부러졌고 넘어지면서 펜스에 세게 부딪치는 바람에 허리 골절상을 입기도 했다. 임효준은 “수술을 받고 나서 겨우 복귀하면 다시 다치는 일이 반복됐다”면서 “그만두고 싶은 순간도 많았는데 정말 평창올림픽 하나만 바라보고 이겨내면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했다.

지난해 대표팀에 승선한 임효준은 그해 10월 월드컵 1차 대회 남자 1,000·1,500m를 석권해 대표팀 에이스 수식어를 달았다. 이 과정에서 허리를 다쳐 또 부상 악령이 그의 발목을 잡는가 했지만 임효준은 가장 큰 무대에서 짜릿한 금빛 레이스를 펼치며 ‘인생역전’에 성공했다. 한편 함께 결선에 나선 황대헌(부흥고)은 도중에 넘어지는 바람에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강릉=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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