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대표적인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하락장에서 초단타 매매에 나서고 있어 주목된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4·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외국인과 기관들이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내부 이견으로 매수·매도가 반복될 수 있는 만큼 추종매매보다는 실적과 방향성을 보고 투자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영국계 기관투자가인 ‘모건스탠리 앤 씨오 인터내셔널 피엘씨’는 삼양홀딩스(000070)의 주식을 내다 팔며 지분율을 11.69%에서 9.55%로 낮췄다. 지분을 줄이며 국민연금도 10여 차례 넘게 당일 매수·매도를 반복했다.
기관들의 ‘갈지자(之)’ 행보는 내부의 의견 차로 인해 벌어진 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사의 한 센터장은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일 주체인 모건스탠리가 매수·매도를 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부 투자전략을 짜는 팀이 여럿 있어 하루에도 매수·매도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운영자금이 큰 기관들의 당일 매수·매도 행위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데 있다. 기관들의 자금 유입 여부에 따라 주가가 등락을 할 수 있는 만큼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관의 매수·매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이미 주식 거래가 이뤄진 후 공시가 나오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은 기관들이 어떤 포지션을 취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기 쉽지 않다.
증권업계의 한 전문가는 “기관 내부 부서들이 독립성을 가지고 투자를 하는 만큼 이 같은 패턴 자체를 문제 삼을 순 없다”며 “투자자들은 기관투자가들의 당일 매매 행위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매수·매도 방향성을 보고 투자전략을 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