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검찰, 법정서 성범죄자에게 돌진한 피해자 아버지 '불기소'

성폭력 미 체조대표팀 전 주치의 래리 나사르 공판
피고 변호인들도 처벌 원치 않아

미국 체조대표팀 전 주치의 래리 나사르(54)의 재판에서 피고인에 돌진하다 제지받는 성폭력 피해자들의 아버지 랜덜 마그레이브스 /연합뉴스


미국 체조대표팀 전 주치의 래리 나사르(54)의 성폭력에 유린당한 딸들의 아버지가 법정에서 분출한 분노에 대해 주 검찰이 이례적으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이튼 카운티 검찰청의 더글러스 로이드 공판검사는 지난 2일(이하 현지시간) 법정에서 폭력을 행사하다 구금된 랜덜 마그레이브스를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NBC 방송 등에 따르면 마그레이브스는 체조선수 세 딸을 둔 아버지로, 마그레이브스의 딸들은 미시간주립대학과 미 체조대표팀 주치의로 있던 나사르에게서 지속해서 성추행·성폭행을 당한 피해자다.


지난 2일 미시간 주 샬럿의 이튼 카운티 순회법원에서 열린 나사르에 대한 공판에서 마그레이브스는 딸들의 증언을 듣고 있었다. 딸들이 피해 사실을 폭로하는데 피고인석의 나사르가 사실을 부인하는 듯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대자 마그레이브스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했다. 그는 판사에게 “나사르에게 말해줄 것이 있다. 저 악마와 잠겨진 방 안에 5분만 같이 있게 해달라. 아니 내게 1분만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재니스 커닝엄 판사가 ‘사적 복수’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하자, 마그레이브스는 갑자기 뛰어들어 피고인석에 앉아있던 나사르를 향해 돌진했다. 그는 법정 경위들에 의해 끌려나가 수갑이 채워진 채로 구금됐다.

마그레이브스의 돌출행동에 대해 로이드 검사는 “기소 재량권을 검토한 결과 마그레이브스를 기소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법정 폭력의 피해자인 나사르의 두 변호인도 성폭력 피해자 아버지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에서는 법정 폭력에 대해 원래 처벌이 엄하지만, 이번에는 매우 이례적인 결정이 내려졌다고 미 언론은 해석했다. 지난 20여년간 체조선수 260여 명을 성추행·성폭행한 나사르는 지난주 이튼 카운티 순회법원에서 징역 40∼125년이 추가로 선고됐다. 나사르는 이미 연방법원에서 아동 포르노 관련 혐의로 징역 60년을 받았고 지난달 24일 미시간 주 잉햄카운티 법원에서 징역 40∼175년형이 선고된 바 있다. 나사르의 형기를 모두 더하면 최소 징역 140년에서 최고 징역 360년에 이른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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