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스비TV·세탁기 상반기 출시...삼성전자, AI 고도화 속도낸다

말 한마디로 기능 제어
제품 오류 진단도 쉽게

삼성전자(005930)가 상반기 중 인공지능(AI) 음성인식 비서 ‘빅스비’를 탑재한 TV와 세탁기를 출시한다. 지난해부터 빅스비 적용 스마트폰과 냉장고를 판매한 데 이어 가전 전반으로 빅스비를 확대하는 것으로 AI 고도화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3월 미국 뉴욕에서 TV 신제품 공개 행사를 갖고 빅스비 탑재 TV를 공식 출시할 계획이다. 또 봄철에 맞춰 세탁기에도 빅스비를 적용해 내놓을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국가별로 출시 시기는 조금씩 다를 것”이라며 “2020년까지 모든 기기에 빅스비를 탑재하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빅스비는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 아마존의 ‘알렉사’ 등과 경쟁하는 AI 음성인식 서비스다. “하이 빅스비”라고 부르고 각종 명령어를 말하면 관련 기능이 실행되거나 관련 정보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기기인 스마트폰에 빅스비를 가장 먼저 적용했고 가전에서는 냉장고에 처음으로 빅스비를 넣었다. 최근엔 빅스비 적용 에어컨까지 출시했다.


빅스비 탑재 TV의 경우 TV 채널을 선택하는 것부터 원하는 콘텐츠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전망이다. 소비자가 리모컨으로 일일이 검색하지 않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나온 영화 보여줘” “3시간 후에 TV 꺼줘” 등의 기능을 말 한마디로 할 수 있다. 빅스비 세탁기는 세탁 코스나 세제 투입량 등을 소비자에게 추천하는 기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또 가정별로 자주 사용하는 세탁 방식을 학습하고, 세제 주문이나 제품 오류 진단도 쉽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빅스비 가전 출시에 속도를 내는 것은 AI 수준을 하루빨리 끌어올리기 위함이다. 이미 막대한 소비자 데이터를 쌓아 AI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구글·아마존 등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것. 더욱 많은 소비자가 빅스비를 사용할수록 소비자 습관이나 언어 등의 정보가 쌓이면서 AI 수준도 높아진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독자적으로 구축하려는 빅스비 생태계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고 말한다. LG전자, 소니, 하이얼 등이 구글·아마존 등의 AI 비서를 활용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빅스비를 고수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빅스비가 제공하는 경험이 차별화될 경우 공고한 입지를 확보할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삼성 가전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면서 “올해는 각 가전 업체들이 소비자 데이터 쌓기에 사활을 거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희철기자 hcsh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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