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건강상식] 겨울 식중독 노로바이러스 예방하려면

바이러스 감염된 음식물 티 안나
손씻기·물끓여 먹기 생활화 필수


무더운 여름에나 조심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식중독이 최근 수년 동안은 한겨울에도 기승을 부리는 경우가 잦아졌다. 강추위에서도 살아남는 것으로 알려진 노로바이러스가 바로 이 겨울철 식중독의 주된 범인. 노로바이러스는 지난 9일 개막한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모습을 드러내 유명세를 더했다. 4일 행사 지원차 강원 평창 한 외곽의 숙소에서 머물던 민간 안전요원 40여명이 복통과 구토를 호소하며 시작된 노로바이러스 유행은 10여일이 지난 현재 200여명에 이르는 확진자를 내며 꾸준히 확산하는 추세다.

평창올림픽에서 드러났듯 노로바이러스는 한겨울의 온도에서도 감염력을 유지할 수 있는 끈질긴 바이러스다. 온도 변화에 둔감해 영하20도 이하 온도에서도 살아남을 뿐 아니라 60도 이상 온도에서 30분 가까이 가열해도 생존한다. 전염성도 상당히 강해 10개 정도의 소량의 입자만으로도 사람에게 감염되고 음식물·식수를 직접 섭취하는 것을 넘어 환자의 침·구토물 등에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옮겨진다. 또 환자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을 때는 물론 감염에서 회복된 후에도 2주가량은 전염력이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특징 때문에 노로바이러스는 학교나 숙소 등 단체 생활을 하는 곳에서 집단 식중독을 일으키는 주범으로도 지목되곤 한다. 실제로 최근 평창에서 발생한 노로바이러스 집단감염도 한 수련원의 단체급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노로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을 특히 어렵게 하는 지점은 음식물이나 식수가 이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하더라도 티가 안 난다는 점이다. 여름철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 등의 경우 90% 이상이 음식을 통해 매개하는데 이 경우 음식물이 상하거나 부패한 상태이므로 맛을 보거나 눈으로 봐서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된 음식은 맛을 본다고 해도 확인이 어렵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노로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최선책으로 철저한 개인위생관리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보건 당국은 무엇보다 화장실 사용 후, 귀가 후, 조리 전에 손 씻기를 생활화하기를 권하는데 노로바이러스는 입자가 작고 표면 부착력이 강하므로 30초 이상 비누나 세정제를 이용해 손가락과 손등까지 깨끗이 씻어야 한다. 또 조개·굴 등 수산물은 되도록 익혀 먹고 지하수는 85도 이상에서 1분 이상 가열해 마시는 것이 좋다. 만약 가정 내 환자가 발생했다면 염소계 표백제를 200배 정도 희석한 소독제를 만들어 구토물 등이 있었던 주변을 세척·소독해 추가 감염을 예방해야 한다.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보통 1~2일의 잠복기가 지난 후 증상이 나타나는데 구토·복통·설사 등의 증상이 주로 나타나고 두통·발열·오한 등이 동반될 수 있다. 특별한 치료제는 없지만 대부분은 12~60시간 이내 자연스럽게 회복되며 후유증도 없는 편이다. 다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노인층에서는 탈수, 전해질 불균형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전문의를 통해 정확한 진료를 받는 편이 좋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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