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이 김 "우는 걸 싫어하지만 이번엔 내가 졌어"

'여유만만' 천재 스노보더
3차 시기 앞두고 샌드위치 트윗
통역중인 노래 흥얼거리기도

13일 강원도 평창군 휘닉스파크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우승한 클로이 김이 부모를 만나 기쁨을 나누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우는 것을 싫어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졌다, 집으로 금메달을 가져간다.”

클로이 김(18)은 13일 오전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금메달을 확정한 후 트윗을 통해 벅찬 마음을 이렇게 표현했다.


‘천재 스노보드 소녀’ 클로이 김은 미국에서도 알아주는 트위터리언이다. ‘행그리(Hangry)’는 화가 난다는 의미의 ‘앵그리(angry)’와 배가 고프다는 뜻의 ‘헝그리(hungry)’가 합쳐진 미국 10대들이 사용하는 은어를 이번 올림픽의 대표적인 유행어로 만들었을 정도다. 그는 이날 결승전 3차 시기를 앞두고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아침에 샌드위치를 다 먹지 않은 게 후회된다”면서 이어서 “행그리(Hangry)”라고 썼다. 클로이 김의 이런 트윗의 영향으로 고작 올림픽이 열리기 직전 옥스퍼드 사전에서 언급된 이 단어는 젊은이들의 흥겨운 도전의 장이 된 이번 올림픽 분위기를 설명하는 대표적 단어가 됐다.

금메달을 딴 뒤 평창 휘닉스스노파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클로이 김의 트윗은 화제가 됐다. 트위터에만 13만명이 넘는 팔로어를 거느린 그는 “엄마가 팔로어를 늘리고 싶다며 사진을 찍자고 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경기에서 들은 음악을 묻자 1차 시기에는 팝스타 레이디 가가 ‘파파라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3차 시기에는 힙합 그룹 미고스 등이 부른 ‘모터스포트’를 들었다고 소개했다. 답변이 통역되는 동안 그는 옆에 앉은 동메달리스트 아리엘 골드(미국)를 향해 노래를 흥얼거리며 넘치는 흥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 취재진이 ‘시상식에 섰을 때 눈물을 흘렸는데, 그때는 기분이 어땠냐’고 묻자 이날 기자회견 중 유일하게 한국어로 “그건 (어떤 뜻인지) 알 것 같다”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클로이 김은 이번 올림픽에서의 압도적 경기력과 유쾌한 SNS 소통으로 미국에서는 이미 슈퍼스타로 입지를 굳혔다. 그는 예선 하루 전일인 11일에는 “긴장돼 추로스를 2개나 먹었다”고 적은 데 이어 12일 예선이 끝난 후에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고 말해 천재 소녀의 일상이 평범한 10대 소녀와 같다는 것을 보여줬다. NBC는 12일 클로이 김의 트윗을 본 후 “클로이 김이 어떤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하느냐”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설문조사에는 3,000명 이상의 사람이 참여해 ‘쿠키 앤 크림’이라는 답을 내놓기도 했다. 클로이 김은 이에 대해 “쿠키 앤 크림이 좋겠다. 누가 좀 가져다 달라”고 답하기도 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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