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인프라 투자계획을 발표하면서 “다른 나라들에 계속 이용당할 수는 없다”며 이르면 이번주 중 호혜세 부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특정 제품에 미국 관세보다 높은 세금을 매기는 나라에는 미국도 그만큼 관세를 올려야 한다는 논리로 호혜세 도입을 취임 후 수차례 언급해왔지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중국·일본·한국 등에서 막대한 돈을 잃었다”며 “그들은 처벌도 없이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면서 우리에게 바가지를 씌우고 관세와 세금을 매긴다”고 비판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을 겨냥해 “일부는 소위 동맹국이지만 무역에 관해서는 동맹국이 아니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우리는 독일을 도왔고, 한국전쟁 후에는 한국을 도왔다”면서 “그들은 매우 부유해져서 상당한 금액을 지불할 수도 있었고 우리에게 돈을 돌려줄 수도 있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미국이 호혜세 적용범위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 기업의 타격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한미 양국은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5년이 지나면서 품목 수 기준으로 90% 이상 관세를 철폐했지만 평균 관세율 차이가 여전해 이를 기준으로 각 품목에 호혜세를 매기면 피해가 커질 수 있다. 한미 FTA 개정협상이 더욱 궁지에 몰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가뜩이나 수세적이었던 개정 협상인데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말했다.
/뉴욕=손철특파원 세종=김상훈기자 runiro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