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 銀 기쁨도 잠시...'밀기반칙'에 결국 실격

쇼트트랙 500m 22cm차 2위
비디오 판독 후 '임페딩' 선언
男 5,000m 계주는 결승 안착

최민정이 경기를 마치고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은메달 획득의 기쁨 반, 아쉬움 반도 잠시였다. 강릉아이스아레나를 가득 채운 관중석은 별안간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의 간판 최민정(20·성남시청)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 첫 종목에서 뜻밖의 실격 판정을 받았다. 최민정은 13일 열린 대회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선에서 아리안나 폰타나(이탈리아·42초569)에 이어 간발의 차로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그러나 곧바로 진행된 사진 판독에서 심판들은 최민정에게 임페딩(밀기반칙) 판정을 내렸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을 보면 임페딩 반칙은 ‘고의로 방해, 가로막기(블로킹), 차징(공격), 또는 몸의 어느 부분으로 다른 선수를 미는 것’으로 돼 있다.


이로써 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500m 사상 첫 금메달을 한국에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최민정은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동안 500m에서는 전이경(1998년)과 박승희(2014년)가 따낸 동메달이 최고 성적이었다. 남자부에서는 지난 1994년 릴레함메르 대회에서 채지훈이 5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이날 준결선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1위로 결선에 오른 최민정은 이탈리아의 아리안나 폰타나를 비롯해 캐나다의 강호 킴 부탱, 세계기록 보유자인 엘리스 크리스티(영국), 야라 판케르크호프(네덜란드) 등 4명과 함께 출발선에 섰다. 유리한 1번 포지션을 잡은 최민정은 3위에서 빈틈을 노리다 마지막 바퀴를 앞두고 킴 부탱을 제치며 2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마지막 바퀴를 앞두고 코너를 돌아 나와 폰타나를 제치는 과정에서 살짝 충돌이 일어났고 폰타나와 간발의 차이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사진 판독에서 최민정의 스케이트 날 끝이 폰타나의 날 끝보다 22㎝ 늦은 것으로 나타나 은메달이 확정되는 듯했다. 하지만 심판들은 비디오 판독에 들어갔고 최민정의 임페딩이 선언돼 메달이 날아가고 말았다. 눈물을 쏟은 최민정은 “아직 세 종목이나 남았다. 다음 경기에서는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최민정은 오는 17일 여자 1,500m 종목에서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편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올림픽 신기록으로 5,000m계주 결선에 안착했다. 황대헌-김도겸-곽윤기-임효준이 나선 대표팀은 예선 1조 경기에서 6분34초510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2위를 차지한 헝가리(6분34초866)와 함께 결승에 올랐다. 남자 1,000m 예선을 나란히 통과한 임효준·서이라·황대헌은 17일 준준결선 조편성에서 똑같이 1조에 배치됐다. 준결선에는 2명만 진출하게 돼 1명은 탈락하게 되는 상황이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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