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증권가도 피할 수 없는 '셀프 연임' 논란

김광수 증권부 차장



지난해 3월8일 서울 여의도 한국금융지주(071050) 부회장의 생각이 인사에 반영되게 마련이다. 형식적으로만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이사회를 꾸리고 임원(대표이사)을 추천할 뿐이다.

사외이사로 임추위 경험이 있는 한 교수는 “회의 자체는 사실상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며 “이해 관계자가 얽혀 사외이사나 대표이사를 추천하는 지금의 방식으로는 같은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부분 임기가 1년 단위로 연임되는 증권 업계 사외이사의 입장에서는 쓴소리를 해 눈 밖에 나기보다 사실상 짜인 각본대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이렇게 선임된 사외이사들은 연간 10회 안팎의 회의에 참석하며 이사회 안건에는 별다른 이견 없이 찬성표만 던진다.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으면서도 평균 수천만 원의 보수를 받는다. 사외이사 선임과 이들의 활동을 둘러싼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처럼 사외이사들이 자신의 임명권을, 아니 솔직하게 말하면 밥줄을 쥐고 있는 회사 경영진에 제대로 된 의사를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올해도 임추위가 가동되며 대표이사의 교체 또는 연임을 논의하고 있지만 결과만 보면 셀프 추천 비판이 나올 만한 곳이 적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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