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턴기업 늘리겠다면서 예산은 되레 반토막

국내복귀지원 2년째 3억 그쳐
"해당기업 수 줄어 감액" 변명만



해외로 진출했다가 국내로 돌아오는 ‘U턴기업’ 지원 예산이 반 토막 난 후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불황에 따라 일자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해외에서 대규모 인력을 고용하고 있는 국내 기업의 ‘리쇼어링’을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정부가 내놓고도 뒷받침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외 기업의 유턴 수요를 발굴하는 국내복귀기업지원 사업의 올해 예산은 3억원이다. 지난 2016년 7억2,900만원에서 지난해 3억원으로 줄어든 후 올해 역시 같은 금액을 배정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해 “U턴기업을 늘리겠다”고 한 발언의 기조와는 예산 편성이 반대로 흘러간 것이다.


산업부와 기획재정부는 돌아오는 U턴기업 수가 줄어들어 예산을 감액했다는 입장이다. 해당 예산의 목적은 국내외 기업 유턴 수요발굴과 유턴 지원제도 설명회, 실태조사 등인데 돌아오는 국내 기업이 많지 않다는 이유로 U턴기업 확대를 위한 기반 조성에 힘을 싣지 않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지난해 말까지 내놓겠다던 U턴기업 활성화 방안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법안소위에서도 U턴법 논의는 법안 상정만 된 채 논의에는 진척을 이루지 못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최근 해외직접투자의 주요 특징 및 영향’ 보고서도 해외에 진출한 기업들의 국내 복귀를 지원하는 ‘리쇼어링’ 정책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는 2013년 관련 법까지 만들어 U턴기업들에 조세 감면, 투자보조금 등을 지원하고 있지만 각종 제한 사항들 때문에 사실상 지원이 유명무실한 상태”라며 “지원 요건을 완화해 국내 복귀가 필요한 기업에 대해 보다 실질적인 지원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종=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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