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국제경제 이벤트] 글로벌 증시 향방 가른 美 옵션 만기

파월 금리인상 여부 입 열지도 관심



설 연휴 기간 국내 증시는 휴장하지만 글로벌 증시는 쉬어갈 틈이 없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미국발 국채금리 상승에 동반 조정 장세를 보인 만큼 시장전문가들은 연휴 기간 미국 증시 이벤트에 특히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설 연휴 기간 가장 주목할 이벤트는 16일에 예정된 미국 증시 옵션 만기이다. 지난 8일 국내 증시 옵션 만기 당시 장 막판 유가증권시장에서 2,000억원가량의 매물을 팔아치운 것처럼 알고리즘 매매에 의한 매물이 대거 쏟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옵션 만기가 이 정도로 국내 증시에 중요하게 다가왔던 적이 없었다”며 “미국발 국채금리 상승으로 변동성이 커진 만큼 옵션 만기 프로그램 매매 동향에 따라 증시가 크게 요동을 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옵션 만기 당일 시장에서 매수·매도 중 어떤 포지션이 우위를 보일지에 대해서는 분석이 엇갈린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변동성지수(VIX) 투기 포지션이 순매도에서 순매수로 돌아서는 등 급한 포지션은 어느 정도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며 “16일 미국 옵션 만기를 기점으로 글로벌 증시 급락세가 진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뉴욕증시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급등한 미국 시장금리가 3월을 전후로 되돌림 현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한다면 미국 증시가 10%가량 추가 하락할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설 연휴 이후에는 5일 취임한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행보가 주목된다. 파월 의장은 오는 28일부터 이틀 동안 미국 상·하원에 출석해 통화정책 보고를 하고 의원들의 질문에 답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파월 의장이 올해 연준의 금리 인상 계획과 관련해 구체적인 발언을 할지 관심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3월20~21일(현지시간)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공개되는 연준의 1월 FOMC 의사록도 관심을 끌고 있다. 연준 위원들의 과거 발언을 바탕으로 3월 FOMC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증시 조정이 진행되는 만큼 소비자물가지수(CPI)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14일 1월 미국 CPI가 발표되는데 예상보다 높게 나온다면 미국은 물론 글로벌 증시에 추가적인 불확실성을 낳을 수 있다. 앞선 13일 발표된 영국 1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 상승해 시장 컨센서스(2.9%)보다 높게 나와 물가 과열 우려에 따른 금리 인상 가능성을 높였다. 14일에는 독일의 1월 CPI도 함께 발표된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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