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을 불끈 쥔 이승훈. /연합뉴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에서 한국신기록을 세우고도 간발의 차이로 메달을 놓친 이승훈(30·대한항공)은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그는 15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0m에서 12분55초54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그는 “그래도 스벤 크라머르(네덜란드)는 이겼으니 괜찮다”라며 애써 자신을 달랬다.
이승훈은 “(메달과) 인연이 없나 보다”라며 “오늘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할 것 같지만, 팀 추월에선 꼭 메달을 따겠다”라며 웃었다.
이승훈은 이날 최고의 레이스를 펼쳤다. 6,000m 지점부터 한 바퀴 랩타임을 30초대로 줄이면서 스퍼트를 시작했고, 마지막 바퀴에서는 랩타임을 29초74를 찍으면서 한국신기록이자 자신의 최고기록을 돌파했다. 그는 “레이스를 시작하기 전에 랩타임을 미리 계산했다”라며 “그 계산대로 경기가 잘 운영돼 좋은 기록이 나오게 됐다. 목표한 만큼 탔다”고 결과에 만족스러움을 표시했다.
6,000m 지점부터 스퍼트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선 “기존 경기를 보면 6,000m 이후 랩타임이 느려지는 편이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6,000m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계획하고 경기에 나섰다”라며 “ 특히 보프 더용 코치가 마지막에 승부를 걸라고 주문했는데, 이런 부분이 좋은 기록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승훈은 메달을 노리고 있는 남자 팀 추월과 매스스타트에 집중할 예정이다. 다만 10,000m 경기를 치르느라 떨어진 체력을 회복하는 게 급선무다. 이승훈은 “지금 같은 컨디션이면 회복을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웃었다.
/강릉=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