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워치] 같은 동맹인데...日 빼고 '만만한 한국'에 관세폭탄

[이슈&워치-美 무역확장법 232조 권고안 발표]
한국 포함 12개국 철강에 53% 관세 임박
'혈맹' 외치더니 트럼프 보호주의 '제물'로

미국이 혈맹(血盟)인 우리나라에 다시 한번 ‘철강 보호주의’의 칼날을 들이밀었다. 우리나라의 대미 철강 수출이 자국의 안보를 취약하게 한다는 이유로 고율의 관세 폭탄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함께 한미일 삼각동맹의 한 축인 일본은 물론 미국의 우방국이 모두 이를 피해간 것과 대조적이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미국의 전략적 동맹국 위치를 확고히 하는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해온 보호주의의 ‘제물’이 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동시에 ‘동맹’의 지위만 믿고 치밀한 외교전을 펼치지 못한 통상당국이 화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미 상무부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철강 수입 안보영향 조사 결과와 조치 권고안을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모든 철강 수입품에 일괄적으로 24%의 관세 부과 △한국과 중국·브라질·베트남 등 12개 국가에 최대 53%의 관세 부과 △모든 수출 국가의 물량을 2016년 대비 63%로 감축 등 세 가지 방안이 담겨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바탕으로 오는 4월11일까지 최종 조치를 결정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해 중국·브라질·베트남 등 12개 국가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관측했다. 철강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우리나라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 12개 국가에만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인데 현실적으로 그 방안이 국제무역 규범을 피해 수입규제를 적용하기가 가장 쉽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 대상 국가에 향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방향이 그대로 담겨 있다는 점이다. 중국을 주요 표적으로 삼은 탓에 우리나라도 대상 국가에 포함됐다. 반면 일본을 비롯해 독일·대만·영국 등 전통적 우방은 모두 제외됐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개정을 위한 혈투를 벌이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도 빠졌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국 입장에서 우리나라가 일본처럼 지역을 책임져줄 우방이 되는 것도 아니고 일방적인 수혜자에 가깝다”며 “미국의 요구대로 맞춰주는 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철강 업계도 고사위기에 빠졌다. 철강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금 업체들은 30%대 관세만 맞아도 미국 수출사업을 접어야 할 분위기인데 일부 제품은 관세율이 100%를 넘는다”며 “사실상 사형선고”라고 토로했다.

/세종=김상훈기자 구경우기자 ksh25t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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