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인 타깃은 한국산 강관이다.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 가운에 강관제품은 전체의 57%로 절반을 넘는다. 특히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내 셰일가스 붐으로 한국산 강관 수요는 급증 추세다. 실제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15년 110만톤 수준이던 강관 대미 수출량은 지난해 200만톤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무엇보다 강관은 수출 가운데 미국 의존도가 지난해 기준 65.5%로 열연(3.9%)과 중후판(6%) 등에 비해 극단적으로 높다. 현대제철(004020)도 일부 수출물량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결국 철강업체들의 대응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도대로 현지생산을 늘리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수출을 포기할 수는 없다. 올해 미국이 1조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에 나서는 등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기 때문이다. 세아제강은 1·4분기 미국 생산법인 안정화 작업을 마친 후 이르면 2·4분기에는 현지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넥스틸도 생산시설을 현지로 옮기려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출을 포기하지 않으려면 미국 생산을 늘리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동차·반도체 등 다른 주력업종으로 통상 압박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도 점점 현실화돼가는 양상이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결국 미국의 칼날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등과 맞물리며 우리의 다른 업종으로 향하지 않겠느냐”며 “묘안이 없어 고민”이라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