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한국거래소는 최근 노바렉스가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해 올 경우 청구를 받아주는 방향으로 내부 방침을 변경했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방침과 함께 강화된 보호예수의무 조항 신설 등으로 부실 기업을 거를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 만큼, 노바렉스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판단했다.
노바렉스는 상장했던 회사를 분할을 통해 재상장하며 꼼수 상장 비판을 받아왔다. 권석형 노바렉스 전 대표는 지난 2007년 렉스진바이오텍의 일부 지분을 한국기술투자에 넘겨 이듬해 존속법인 엔알디와 신설법인 렉스진바이오텍으로 물적 분할 했다. 이후 권 전 대표는 신설법인 렉스진바이오텍을 헬스사인언스로 흡수합병해 사명을 노바렉스로 변경했다.
물적분할로 존속법인인 엔알디가 상장된 상황에서 노바렉스로 이름만 바꾼 렉스진바이텍을 다시 상장하려고 한 셈이다. 당시 거래소는 엔알디와 노바렉스의 대표가 같은 만큼, 노바렉스 상장은 대주주가 자본수익을 추가적으로 얻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고 미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면계약서 논란도 미승인에 결정적인 이유였다. 분할 이후 한국기술투자와 렉스진바이오텍을 되산다는 이면계약서를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거래소 측은 노바렉스에 다시 상장기회를 주되 깐깐하게 심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한 번 잘못한 기업의 상장을 원천적으로 막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상장예비심사 청구 자체는 받아 줄 예정이지만 세밀하게 들여다 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거래소는 노바렉스의 경영 투명성 부분을 집중적으로 볼 계획인 만큼, 개선 방안 등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을 경우 재상장에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문제가 됐던 대주주의 자율보호예수기간 매매에 대해서는 상장 규정 자체를 손보고 있다. 현재 상장 규정에 따르면 의무보호예수 기간을 어길 경우 상장폐지 등의 불이익이 주어지지만, 자율보호예수 기간에 예약 매매를 통해 경영권을 넘기는 경우에 대해서는 대응 방안이 사실상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거래소는 자율보호예수기간을 지키지 않을 경우에도 상장폐지 등의 불이익이 갈 수 있도록 상장 규정을 손보고 있다.
한편 노바렉스는 대표를 교체하고 외부감사인을 선임하는 등 경영 투명성 강화 조치를 취해 재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노바렉스 관계자는 “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협의를 거쳐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