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코리아가 새로운 연재를 시작한다. 기회를 맞은 기업과 위기에 직면한 기업을 매달 한 곳씩 골라 그 이유를 분석하는 ‘이달의 기업 기상도’다. 그 첫 번째 ‘맑음’ 기업은 아모레퍼시픽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사드 보복 조치가 해제되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평가 받는 기업 중 한 곳이다. 지난 연말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에 서경배 회장이 포함된 것도 이 같은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서경배 회장 단독대표 체제로 경영구조를 재편해 성장 드라이브에 다시 한번 시동을 걸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단독대표 체제를 선언하며 변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아모레퍼시픽이 서경배 회장 단독대표 체제로 변화를 선언했다. 이는 다양한 외적 요인으로 잠시 주춤했던 아모레퍼시픽의 성장드라이브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선 이번 결정을 기화로 아모레퍼시픽이 보다 더 공격적인 경영전략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 회장 역시 올 초 신년사를 통해 “2018년 아모레퍼시픽의 경영방침 키워드를 ‘즉시결행(Act Now)’으로 정했다”며 “이는 각자가 할 수 있는 일 중 작은 것이라도 하나씩 구체적으로 즉시 결행하자는 의미”라고 역설한 바 있다.
구체적인 비전도 내왔다. 서 회장이 밝힌 올해 아모레퍼시픽의 핵심 과제는 ▲혁신상품 개발 ▲고객경험 강화 ▲디지털 혁신 ▲글로벌 확산 ▲미래경영 준비 ▲지속가능경영 및 인재육성 등 총 6가지다. 자체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것이 아모레퍼시픽의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이 이처럼 성장 드라이브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유 중엔 라이벌 LG생활건강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한몫을 하고 있다.
그 밖에도 중국 사드 보복 해제로 인한 효과가 서경배 단독대표 체제 출범과 맞물려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사드 보복 조치에 직격탄을 맞은 뷰티 기업 중 한 곳이다. 2017년 3분기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9.7% 줄어든 약 1,32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조4,186억 원, 1,025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4.2%, 32.3% 감소하는 부진한 실적을 올렸다. 아모레퍼시픽은 그 사이 ‘탈(脫) 중국’ 전략을 앞세워 사드 보복 탈출구 모색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아모레퍼시픽에게 가장 중요한 시장임에 분명했다. 중국에서의 부진을 회복하지 못하면 중장기적인 어려움에 직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이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때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건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 아모레퍼시픽은 그 과정에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며 사드 보복 해제 이후의 상황을 준비했다.
결과적으로 당시 서 회장의 방중은 아모레퍼시픽에게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었다. 한·중 정부가 양국 관계 정상화의 계기를 마련하면서 아모레퍼시픽도 다시 한번 K뷰티 열풍의 중심에 설 수 있는 기회를 탐색할 수 있게 됐다. 관광사업이 정상화되고, 요우 커들의 발길이 다시 이어진다면 내수시장에서의 실적 역시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번 방중 기간 중 개최된 ‘한중 경제·무역 파트너십’에 마련된 아모레퍼시픽 부스에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방문해 대(對) 중 뷰티사업의 정상화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것도 의미있는 수확이라 할 수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현지 사업도 다시 활기를 띌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4년 중국 내 화장품 생산·연구·물류의 통합허브인 ‘상하이 뷰티사업장’을 신축해 꾸준히 중국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아모레퍼시픽은 사드 보복 해제 국면에 발맞춰 상하이 뷰티사업장 내 연구소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과 고객에 대한 연구 역량을 보다 강화할 계획이다. 중국 내 신제품, 히트 제품, 고객 특성과 선호도, 트렌드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주요 금융업계 관계자들은 이미 사드 보복 해제 분위기를 타고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는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2018년 아모레퍼시픽의 매출액은 중국시장 실적 개선에 힘입어 약 7조 원에 육박할 전망”이라며 “업계 톱2를 구축하고 있는 LG생활건강과의 경쟁에서도 다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2018년은 아모레퍼시픽이 또 한번의 도약과 성장을 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중국의 경제보복 해제라는 훈풍이 조금씩 불기 시작한 상황에서 ‘아시안 뷰티 크리에이터’라는 기업 비전 달성을 위한 준비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그 밖에도 아모레퍼시픽은 기존 전략적 거점 시장 성장뿐 아니라 중동, 유럽, 남미 등 신규 시장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확산 전략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경영 시스템의 고도화로 국가별 브랜드 확산 속도를 높이고, 글로벌 사업의 운영 효율성을 개선한 글로벌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