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윌엔터테인먼트
배우 조민기 측이 성추행 논란에 대해 “관련 증언들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 앞으로 진행될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불과 하루 전에 “명백한 루머이며, 위법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입장과는 극명한 온도차다. 조민기 성추행 의혹은 지난 20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청주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조민기가 수년간 여학생들을 성추행했으며, 이로 인해 청주대 교수직을 박탈당했다는 폭로글이 게재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해당 내용이 기사화되자 조민기 소속사 윌엔터테인먼트 측은 “기사화된 내용 및 커뮤니티를 통해 퍼지고 있는 성추행 관련 내용은 명백한 루머”이며 “교수직 박탈 및 성추행으로 인한 중징계 역시 사실이 아니다”고 정면 반박했다.
또 “대학 선배이자 교수로서 추문에 휩싸인 것 자체에 회의감과 자책감을 느껴 사표를 제출했으며, 대학 측에서 진상규명 후 수리가 가능하다고 보류하다 이후 피해자와 제보자가 나타나지 않아 수리된 것”이라며 “3개월 정직 역시 수업 중 사용한 언행이 수업과 맞지 않는다는 대학의 자체 조사 결과일 뿐, 성추행으로 인한 중징계는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뿐만 아니라 20일 오후 방송된 JTBC ‘뉴스룸’과의 전화 통화에서도 “가슴으로 연기하라고 손으로 툭 친 걸 가슴을 만졌다고 진술을 한 애들이 있더라. 노래방이 끝난 다음에 ‘얘들아 수고했다’ 안아줬다. 나는 격려였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민기의 이러한 태도는 오히려 폭로전의 불씨를 당겼다.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출신 신인 배우 송하늘은 20일 밤 자신의 SNS를 통해 “저와 저의 친구들, 수많은 학교 선후배들이 수년간 겪어내야만 했던 모든 일들은 ‘피해자 없이 떠도는 루머’가 아니며 ‘불특정 세력의 음모로 조작된 일’도 아니다”고 폭로했다.
또 송하늘은 “한번은 친구와 저 단 둘이 오피스텔에 불려가 술을 마시고는 여기서 자고 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저희 둘을 억지로 침대에 눕게 했고, 저와 제 친구 사이에 몸을 우겨넣고 누웠다. 팔을 쓰다듬기도 하고 돌아누워 얼굴을 빤히 쳐다보기도 하고 옆구리에 손을 걸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송하늘은 “술에 취한 남자친구가 잠든 사이 조씨에게 ‘성관계는 어떻게 하냐’ ‘일주일에 몇 번 정도 하냐’ 등 성적인 질문들을 받았다. 옆으로 갔더니 홱 가슴을 만졌다”며 “당황해서 몸을 빼자 ‘생각보다 작다’며 웃어넘기려고 했고, 수치스러워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고 밝히며 충격적인 폭로를 열거했다.
이어지는 논란에 충북지방경찰청 역시 조민기의 성추행 의혹을 밝히기 위한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20일 청주대 측에 성추행 진상 조사한 내용을 요청했으며, 피해 학생들을 파악해 의혹과 관련한 진술을 확보할 방침이다.
그토록 억울함을 토로하던 조민기 측은 불과 반나절 만에 태세를 전환했다. 21일 오전 조민기와 소속사 측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배우 조민기에 대한 성추행 관련 증언들에 대해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조민기는 앞으로 진행될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다. 불미스러운 일로 많은 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입장을 밝혔다.
정확한 판단은 경찰 조사가 끝난 뒤에 내릴 수 있겠지만, 다수의 누리꾼들은 진술이 상당히 구체적인 점, 조민기 측의 태세 전환 등을 이유로 성추행 피해자들의 주장에 신뢰를 보내고 있다. 더욱이 ‘아빠를 부탁해’ 등에서 자상한 가장의 모습을 보여줬던 만큼, 조민기의 성추행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경스타 이하나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