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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디시인사이드 연극 뮤지컬 갤러리에는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졸업생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글쓴이는 “자신을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졸업생”이라고 소개하며 “앞서 용기 내서 글을 올려준 친구들의 선배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피해자가 말했던 진술은 모두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2학년 때 조민기 교수가 지도하는 방학공연 팀에 들어가게 됐다. 그 팀안에는 당시 제 남자친구도 있기 때문에 스킨십 부분에서는 스스로 안심을 했다. 그런데 술자리가 있던 어느 날 1차가 끝나고 2차를 자기의 집으로 가자며 제 손을 잡고 이끌었다. 저는 재빨리 주변 선배들을 쳐다보았고 선배들이 ‘저희도 교수님 집 가고싶어요’라며 함께 올라가 줬다. 이런 식으로 대부분의 재학생들은 조민기 교수가 집에 가서 술을 마시자고 하면 절대 혼자는 가지 말라는 암묵적 룰이 있었다”고 앞서 올라왔던 글들과 비슷하게 진술했다.
또한 “쇼파에 앉아있는 절 뒤에서 껴안으며 자신의 성기를 제 엉덩이에 갖다 대며 편하게 누워서 자라고 했다. 소름이 끼친 저는 다리를 쇼파 밑으로 내리며 엉덩이를 재빨리 조민기 교수 몸에서 뗐다. 절대 여자의 힘으로는 이길 수 없는 힘이란 걸 느낀 저는 제발 그가 빨리 잠들길 빨리 잠들길 속으로 계속 기도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날 전, 그가 잠들고도 혹시라도 깨서 저를 다시 붙잡을 까봐 한참을 있다가 그의 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자신뿐만 아니라 동기들이 겪었던 상황도 이야기했다. 조민기가 동기 중 둘만 차에 태우고 호텔로 향했다는 것. 지갑도 없이 따라갔던 동기들은 벌벌 떨며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저희가 사는 세계의 왕은 조민기였다. 눈밖에 나는 것은 불쌍한 일이었고 안타까운 일이었고 동정받아야 할 일이었다. 밤이면 혹시라도 저에게 전화를 걸어올까 무서워 떨어야했지만 낮에 학교에서 만나면 웃으며 인사하고 사근사근한 제자가 돼야 했다”며 “청주대학교 연극학과의 38년의 전통에 큰 오점을 남긴 것을, 후배들에게 아주 큰 상처를 준 것을 인정했으면 한다. 무엇보다도 무서워서 침묵하고 있을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도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가지길 바란다”고 마무리했다.
한편 조민기 측에서는 성추행 의혹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다. “내 딸이랑 같이 너희들 동갑이니까 친구하라고 했던 애들한테 제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한 것. 소속사에서는 “소속사 차원에서 이뤄지는 확인을 넘어 더욱 명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판단, 앞으로 진행될 경찰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공식 입장을 발표한 상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