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겨울 온실 밥상 소개…방풍·수박·감자·생강



22일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철없이, 참 좋다! - 겨울 온실 밥상’ 편이 전파를 탄다.

자연이 준 땅속 자연 온실 토굴부터 사람의 지혜로 만든 온실까지 계절을 잊고 자라난 그들을 만나다. 철없이, 참 좋다! - 겨울 온실 밥상

▲ 미리 만나는 봄, 온실이 준 겨울 선물 - 보령 방풍

추운 날 방풍나물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곳, 보령시. 그곳에는 한데서 볼 수 없는 방풍나물이 온실 속에서 자라고 있다. 바깥에서 자라는 방풍나물과는 다르게 따뜻한 온실에서 자라는 방풍은 잎이 연해 방풍물김치와 방풍겉절이를 해 먹으면 그 맛이 더 좋다고. 처음에는 반대했던 남편도 아내가 키우는 방풍의 향긋한 매력에 넘어가 먼저 나서서 농사를 돕는다. 파릇하게 올라온 방풍 잎과 올방개로 쑨 방풍올방개묵은 초록빛을 내며 아직 이른 봄을 생각나게 한다. 뜯어놓은 나물을 한번 데쳐 바짝 말린 방풍묵나물. 이 묵나물로 지은 방풍묵나물밥은 마을 사람들도 손에 꼽을 정도로 모두가 좋아하는 별미다. 방풍은 약재로 쓰이기도 하는데, 마을 사람들은 방풍우린물로 삶은 수육 한 점으로 건강을 챙긴다. 먼저 찾아온 온실 속 봄, 방풍나물은 마을 사람들의 겨울 선물이다.

▲ 농업의 백색혁명, 겨울 속 여름을 수확하다 - 함안 수박


수박의 역사가 오래된 함안, 그곳에는 농업의 백색혁명이라고 부르는 비닐하우스 안에 철모르고 자라는 겨울 수박이 가득하다. 흔히 볼 수 없는 겨울 수박은 맛의 주인공이다. 밖은 추운 겨울이지만, 온실 속은 시원한 화채로 더위를 달랠 만큼 더워 안팎으로 온도 차가 크게 나 여름 수박보다 더 달다는데, 빨간 수박 속을 고아 만든 수박고추장과 오징어와 수박 속껍질을 무 대신 써서 시원한 맛을 낸 오징어수박속국은 수박 향 물씬 나는 함안 사람들의 음식이다. 비옥한 토양 덕에 함안은 수박뿐 아니라 뿌리채소인 연근도 잘 자라는데, 살이 야문 연근장아찌를 담그면 아삭한 맛에 밥반찬으로는 그만이라고. 추운 날에 쉽게 보지 못하는 겨울 수박은 함안 사람들에게는 밥도 되고 간식도 되는 철모르는 겨울의 맛이다.

▲ 눈 이불 덮고 속은 여물어간다 - 해남 겨울 감자

남쪽 땅끝 해남에서는 부직포 이불 하나로 땅속에서 여무는 감자를 볼 수 있다. 다른 지역보다 따뜻한 해남이기에 땅이 저장고가 되어 감자가 얼지 않고 추운 겨울을 이겨낸다. 하얗게 내린 눈에 덮인 부직포 한 겹 걷어내면 그 안에서 추위를 이겨낸 겨울 감자와 냉이가 모습을 드러낸다. 겨울 감자는 그냥 먹어도 아린 맛 없이 달고 부드럽기 때문에 갈아서 주스로 마시는데, 겨울에만 맛볼 수 있는 특별식이다. 채 썬 감자에 당근, 부추로 색을 내 부친 감자채전은 겨울 감자 특유의 아삭한 식감으로 입맛을 돋운다. 겨우내 말린 시래기와 돼지 등뼈, 콩비지와 감자를 통으로 넣어 콩비지감자탕을 끓이면, 유독 추웠던 겨울철 추위를 달래주는 따뜻한 한 끼가 된다. 땅끝의 따뜻한 땅 해남에서 눈과 바람을 맞아가며 여물어가는 겨울 감자와 냉이 덕에 아직 남은 추위에도 든든하다.

▲ 땅의 온기로 겨울을 저장하다 - 봉동 토굴 생강 마을의 겨울나기

생강으로 유명한 완주 봉동, 이 마을에는 생강을 저장하는 특별한 방법이 있다. 바로 땅을 파서 만든 자연 온실인 토굴에 저장하는 것! 온도에 민감한 생강을 저장하려면 일정한 온도가 필요한데, 땅속 토굴이 그 온도를 유지해 준다고. 이렇게 저장한 토종생강은 단맛이 강하고 매운맛이 덜해 생강편강으로 만들면 생강을 못 먹는 사람의 입맛도 사로잡는다. 생강과 우슬뿌리를 넣고 끓인 생강우슬뿌리식혜 한 잔은 마을 사람들의 건강을 지켜주는 약이다. 생강 줄기를 수확해 널어 두면 저절로 삭혀지는데, 계약이라고 부른다. 고등어와 삭힌 계약을 찧어 넣어 만든 계약고등어지짐은 봉동마을 사람들에게 전해져 내려오는 추억이 담긴 맛이다. 땅이 준 자연 온실, 토굴에서 저장한 생강처럼 뜨겁게 겨울을 보내는 봉동마을 사람들을 만난다.

[사진=KBS 제공]

/서경스타 전종선기자 jjs7377@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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