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반도 긴장완화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평창동계올림픽이 17일간의 열전을 끝내고 25일 폐막했다. 92개국 2,900여명의 선수들이 보여준 열정과 투혼은 감동의 드라마 그 자체였다. 우리 선수들 역시 불굴의 의지와 도전정신으로 역대 최다 종목, 최대 메달을 따냈다. ‘역대급’ 올림픽을 치러낸 대한민국이 행복했던 나날이었다.


이제 축제가 끝나고 우리는 엄혹한 안보현실에 직면해 있다. 올림픽 기간에 유예됐던 북한 핵 리스크가 높아지면서 ‘4월 위기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평창은 성공하겠지만 이후는 누가 알겠느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언급대로다. 미국은 폐막에 맞춰 북한 해상을 전면 차단하는 사상 최대의 대북제재를 단행했다. 이마저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매우 불행한 ‘2단계 대북제재’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올림픽 이후에는 그동안 미뤄둔 한미 합동군사훈련 재개 문제도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수밖에 없어 한반도를 둘러싼 위기가 다시 고조되는 모습이다.

북한은 김여정에 이어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김영철까지 한국에 내려보내는 등 유화책을 펼치고 있다. 그러면서도 노동신문은 “미국과 남조선 괴뢰가 합동군사훈련을 재개하면 단호히 대처해나갈 것”이라며 협박하고 있다. 우리에게 미국과 북한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강요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데도 정부는 김영철의 방남을 덜컥 허용해 천안함 유족들과 정치권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북한은 이미 올림픽 기간에 남남갈등 극대화를 유도하고 한미 간 틈새를 벌리는 등 자신들이 원했던 성과를 달성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의 대응이다. 정부는 올림픽 기간에 조성된 남북대화 분위기를 앞으로도 이어가겠다는 생각이다. 문제는 남북대화만으로는 현재의 안보위기를 벗어날 수 없다는 점이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북미대화가 진전되지 않으면 남북대화는 근본적으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작금의 난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튼튼한 한미동맹에서 찾아야 한다. 짧은 평화의 시간이 끝난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