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혈세...'재정만능주의' 度 넘었다

中企취업 임금지원·수당 확대
초1 학부모 근무시간 단축 땐
1년간 월 최대 44만원 지원도
구조적 대책없이 돈만 더 풀어

복지에서 시작한 문재인 정부의 재정만능주의가 청년 일자리부터 육아부담 경감까지 곳곳으로 퍼지면서 노골화하고 있다. 모든 문제를 나랏돈으로 해결하겠다는 뜻인데 구조적인 대책 없이 돈만 풀면 재정 건전성이 급격히 나빠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26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임금격차를 줄여 중기 취업을 유도하는 방안을 다음달 발표할 청년일자리 대책 가운데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

우선 정부는 취업지원 서비스인 ‘취업성공 패키지’와 연동해 월 30만원씩 석 달간 수당을 지급하는 ‘청년구직촉진수당’ 확대시점을 앞당기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중기 취업 근로자에 대한 소득세 70% 면제 혜택을 100%로 끌어올리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입법조사처는 면제율을 100%로 높이면 향후 6년간 1조674억원의 세수가 줄어들 것으로 봤다. 노후 산업단지를 업그레이드해 청년들의 중기 취업 확대를 독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예산은 500억원이다.


이뿐이 아니다. 이날 정부는 초등학교 1학년 입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근로자가 하루 1시간 단축근무를 하면 사업주에게 최장 1년간 월 최대 44만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책정된 관련 예산만도 100억원이다. 여기에 청년일자리 추가경정예산으로 15조원 안팎, 최대 20조원이 편성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지난해 일자리 추경 11조2,000억원에 이은 2탄이다. 앞서 정부는 최저임금 급등에 따른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일자리안정자금 3조원을 편성했고 국회에서 퇴짜를 맞은 아동수당 100% 지급을 재추진하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국민 혈세로 진통제 격인 재정지원 사업을 잇달아 벌인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는 올해 예산을 420조원 규모의 ‘슈퍼예산’으로 짰다. 이중 보건·복지·고용 분야는 16조7,000억원이나 증가했다.

김태일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특단의 대책으로 재정지원을 하기보다 구조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김영필·임진혁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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