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살면서 내 분야의 고수를 만나보고 싶단 생각은 해봤을 것이다. 무림 속에서 영영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것 같은 고수들. 그래서 더 다가가고 싶은 이들. 이런 고수들을 시장에서 꺼내 원하는 고객과 연결시키는 온라인 플랫폼이 있다. 10만명의 숨은 고수들을 시장에 내보내 약 2년 만에 연매출 200억을 달성한 스타트업 ‘숨고(숨은 고수)’의 김로빈 대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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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의 강점은 어떤 사람이든 본인의 재능과 특별함이 있다면 적은 비용으로 요청자를 구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가령 피아노 레슨이 다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잖아요. 키워드 광고, 디스플레이 광고처럼 예산이 많은 사람에게 치우치는 구조가 아니라 대기업 견적서와 맞대도 이길 수 있는 ‘페어 플레이’ 구조예요”
좀 더 열린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숨고는 고수들의 마음을 훔쳤다. 처음 과외 레슨 분야로 시작했던 숨고의 서비스는 어느덧 마술, 회계, 속기 등 600여가지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했다. “지금까지 툴이 없는 상황에서 좋은 툴을 제공했던 게 잘된 이유 같아요. 우리의 핵심 가치처럼 서비스 제공자마다 서비스가 다르게 나올 수 있는 부분을 잘 매칭시키는 걸 목표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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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고’가 김 대표의 첫 작품은 아니다. 미국에서 태어나 22년을 보낸 김 대표는 2007년 한국에 들어와 LG전자 등에서 회사 경험을 쌓다 2011년 ‘팀 유럽 벤처스’라는 독일 회사와 함께 ‘요기요(알지피코리아)’를 창업했다. 당시 28살의 나이에 첫 성공을 경험한 그는 다음 아이템으로 지금의 숨고인 ‘서비스 공유 플랫폼’을 생각해냈다.
“젊은 나이에 큰 책임을 갖게 됐고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어떻게 성장시켜야하는지, 뭘 질문해야하는지 등을 많이 배웠죠. 또 늘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홈서비스들이 조금씩 서비스별로 다른 경험이 쌓여가며 고객들이 차별화를 원하고 있단 점을 발견했어요. 플랫폼만 잘 만들면 최적의 서비스가 나올 수 있겠단 생각에 숨고의 시스템을 기획했습니다”
[썸人]“누구에게나 기회는 같다” 숨고 김로빈 대표 인터뷰 |
“미국에서 사업하는 것도 좋지만 한국도 그만한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기술 인프라도 좋고 짧은 시간에 시장 점유율을 높게 가져갈 수 있단 것도 확실한 장점이었죠. 꾸준히 노력한 결과 지금은 이 분야의 마켓 리더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올해 숨고는 더욱 바빠질 예정이다. 알고리즘을 개발해 고수들을 더 긴밀하게 연결하고 지역별로 소비되는 재능이 뭔지 찾는 게 당장의 목표다. “우리 서비스의 매개체는 제품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좀 더 세심하게 고수와 고객이 언제 더 편안해 하는지 연구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숨고는 계속 서비스를 확장해낼 겁니다”
/정수현기자 장아람인턴기자 valu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