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성장 옴부즈만 한달만에…인사검증서 또 체면구긴 정부

학내 겸직금지 위반 징계에
조광수 연대 교수 이달초 사의
후임선출 작업 물밑에서 진행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15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혁신성장 옴부즈만 출범식에서 “혁신성장 옴부즈만은 기업과 현장의 목소리, 아이디어나 규제를 포함해 많은 것을 듣고 쓴소리도 아끼지 말고 해주시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재부와 대한상의는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조광수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를 3년 임기의 옴부즈만으로 위촉했다. 중소기업 옴부즈만과의 중복 논란도 괘념치 않았다. 옴부즈만이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규제 개선을 추진해 정부와 민간을 잇는 가교역할을 할 것이라는 게 정부 바람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기대는 한 달도 안 돼 깨졌다. 지난달 혁신성장 옴부즈만으로 위촉된 조 교수가 이달 초 해촉된 것으로 26일 확인됐다. 해당 학교에서 겸직금지 의무 위반 건으로 징계절차를 밟고 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게 주요 원인인데 기재부의 인사 검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대학교에서의 징계추진 사실이 알려지고 하면서 이래저래 본인이 부담을 느껴 사의를 표명했다”며 “현재 후임 옴부즈만을 뽑는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혁신성장 옴부즈만은 기재부와 대한상의가 공동으로 위촉한다. 지원단장도 기재부 혁신성장정책관과 대한상의 경제조사본부장이 함께 맡는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한 달도 안 돼 옴부즈만이 바뀌는 상황을 맞은 것은 정부 검증이 소홀한 것 때문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건으로 결과적으로 정부 체면도 구기게 됐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당사자 입장에서는 논란이 있는 건일 수도 있다”면서도 “정부가 학교 측에 위촉과 관련해 최소한의 검증이나 문의를 했더라면 이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김 경제부총리는 지난 20일 중견기업인들과 만난 자리에서 “늘 현장에서 들은 얘기에 피드백을 하고 있다. 혹시 기다리기 쉽지 않은 사안이 있다면 혁신성장 옴부즈만 등 여러 채널이 있으니까 말씀해달라”며 옴부즈만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했다. 하지만 옴부즈만의 재선출 계획과 해촉 사실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후임 선출작업만 물밑에서 진행 중이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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