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초라도 빠르게"...불붙은 은행 간편앱 전쟁

기은, 기업고객 전용 앱 개편
신한, 6개 통합 '쏠' 내놓자
농협도 3분기 내 '원 앱' 출시

지난해 7월 출범한 카카오뱅크가 지점 하나 없이 애플리케이션 하나로 500만이 넘는 고객을 확보하는 등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자 은행이 뒤늦게라도 앱 전면 개편에 나섰다. 카카오뱅크의 간편함을 따라잡기 위한 사용자환경(UI·UX) 개편은 물론 흩어진 앱을 통합한 ‘슈퍼앱’이나 전에 없던 새로운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024110)은 기업고객 전용 스마트폰뱅킹인 ‘i-ONE뱅크(기업)’ 앱의 신규 버전을 27일 출시한다. 주요 은행이 일제히 개인고객에 집중하는 동안 중소기업 전문은행이라는 강점을 살려 비대면 채널에서 기업고객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은행권 최초로 선보이는 기업고객 전용 ‘간편송금’ 기능을 무기로 내세웠다. 간편송금은 공인인증서나 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OTP) 없이 하루 300만원까지 이체할 수 있는 서비스다. 또 기업은행뿐 아니라 전 은행의 예금과 대출 잔액을 조회할 수 있는 자금관리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신한은행이 6개 앱을 통합한 ‘쏠(Sol)’을 내놓자 NH농협은행도 원앱 전략에 부랴부랴 시동을 걸었다. 최근 내부 협의체를 만들어 은행과 지주 계열사의 서비스를 통합하는 앱을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했으며 올 3·4분기 결과물을 내놓을 계획이다. 농협은행의 한 관계자는 “6개 위성 앱을 한데 모으고 인공지능(AI), 음성뱅킹 등 기술을 탑재할 것”이라며 “속도가 느리거나 서비스가 덕지덕지 붙어 있는 원앱 특유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타사 사례를 보고 연구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를 따라잡고자 지난 7개월여 동안 은행들은 회원가입 절차를 줄이거나 사용자환경을 개선하는 등 부분적 수술에 나섰다. 그러나 앱 하나에 모든 것을 쏟아부은 인터넷전문은행에 비해서는 여전히 미흡하다는 평이 많은 만큼 대대적 개편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점을 찾는 고객은 줄고 점차 비대면 거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을 부수적 부분으로 취급했던 은행들이 이제야 현실을 직시하고 위기의식을 느끼기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