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현재 가격을 안 올린 곳이 없을 정도다. CJ제일제당(097950)은 다음달 1일부터 햇반·스팸·냉동만두·어묵 등의 가격을 6~9% 올린다. 햇반 210g 제품이 종전대비 100원(7.1%) 오르며 스팸 클래식(340g)은 7.3%, 비비고 왕교자(455g×2)는 6.7% 인상될 예정이다. 생수 값도 오른다. 농심(004370)은 최근 ‘백산수’의 출고가를 평균 7.8% 올렸다. 지난 2012년 출시한 이래 가격을 인상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중소형 슈퍼마켓과 마트를 중심으로 인상이 이뤄졌고 다음달까지는 대형마트와 편의점 출고가도 올라갈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 가격을 크게 인하한 뒤 가격을 올리지 않았으나 중국에서 제품을 만들어 2,000㎞를 운송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코카콜라음료도 이달 대표 제품인 ‘코카콜라’를 비롯한 일부 제품의 가격을 평균 4.8%로 올리는 등 제조업 전반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외식 업체들은 잇달아 가격을 조정했다. 놀부·롯데리아·맥도날드·맘스터치·신선설농탕·써브웨이 등은 가격을 최대 20%가량 올린 상태다. 가격 인상 행렬에는 명품 업체들도 포함됐다. 명품 가방 브랜드 ‘고야드’는 올 초 주요 제품의 가격을 1~7% 인상했다. 경기도 고양시 P 골프연습장은 물가 및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3월부터 이용료를 6~7% 올리겠다는 내용의 안내문을 최근 부착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도’ 넘는 가격 인상과 최근 시류에 편승한 가격 인상이 앞으로 더 확산할 여지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사업체 총비용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6.7%다. 음식숙박업 및 도소매업은 약 20%로 추산되고 있다. 16.4% 오른 최저임금에 따른 총비용 증가분은 가장 부담된다는 업종에서도 3.24%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외국계 기업이 이 틈을 이용해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국내 업체들이 정부 눈치를 보느라 주춤하고 있지만 외국계 외식 업체들은 이번 기회를 활용해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체마다, 업소마다 인건비 비중이 달라 일률적으로 말하기가 쉽지 않다”며 “하지만 두 자릿수 이상 가격을 올리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에 편승해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준호·박윤선·박민영기자 violato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