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연합뉴스
반정부 여론을 엄격히 통제하는 중국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을 위한 개헌 추진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27일 홍콩 명보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미국으로 망명한 톈안먼 민주화운동의 학생 지도자 왕단은 전날 소셜미디어에 발표한 긴급 성명에서 “시진핑의 황제 야심이 명백히 드러났다”면서 “이는 중국 인민에게 재난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양심을 지닌 중국인들은 용감하게 일어나 반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성명에는 중국사회과학원 정치연구소장을 역임한 옌자치 등 100여명의 중국 안팎 저명학자 등이 참여했다.
중국의 유명 기업인인 왕잉파도 성명을 내고 “개헌 추진은 배반이자 역사의 퇴행”이라며 “개헌이 만장일치로 통과되겠지만 나에게 침묵할 것을 요구한다고 하더라도 절대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뉴욕대의 정치학 교수 샤밍도 공개성명에서 “위안스카이가 황제 제도를 부활시킨 것은 100년 전의 일로, 중국인은 한 세기 동안의 계몽교육으로 더는 군주 제도를 용납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청년보 산하 잡지 빙뎬의 전 편집자 리다퉁은 3월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참석하는 55명의 베이징 인민 대표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개헌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촉구했다. 리다퉁은 “국가 지도자의 연임 제한이 없는 나라는 반드시 재앙에 빠지게 된다”며 “인민대표들은 이를 심각하게 여기고 개헌 제안에 반대표를 던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는 지난 25일 국가주석의 임기를 2연임 이상 초과할 수 없도록 한 헌법의 임기규정을 삭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