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가 상가 옷가게에서 소매치기 범행 대상을 물색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서울 서초경찰서
지난해 실형을 살고 출소한 소매치기범이 특이한 걸음걸이를 알아본 경찰에 의해 다시 덜미가 잡혔다.서울 서초경찰서는 행인들의 휴대전화를 상습적으로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상습절도)로 김모(여·75)씨를 구속했다고 28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16일 오후 4시께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 지하상가에서 쇼핑객의 휴대전화를 몰래 빼 내갔다. 이를 시작으로 이달 18일까지 서초구·종로구·중구 일대에서 휴대전화 8대(700만원 상당)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주로 혼잡한 상가나 재래시장 등지에서 쇼핑객들의 주의가 산만한 틈을 타 상의 주머니에 있는 휴대전화를 순식간에 빼내 훔치는 일명 ‘맨손빼기’ 수법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터미널 지하상가에서 소매치기를 당했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서초서 강력1팀은 범행 현장 폐쇄회로(CC)TV에서 소매치기범이 유독 뒤뚱거리며 걷는 모습을 확인했다. 이를 근거로 수사팀은 지난해 자신들이 붙잡았던 김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하고 주거지 주변을 탐문한 끝에 검거했다. 김씨는 지난해 1월 22일 같은 곳에서 소매치기를 하다 서초서 강력1팀에 검거돼 실형을 살고 출소한 지 열 달 만에 다시 범행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김씨는 “출소 후 돈이 없었는데 설 대목을 맞아 시장·상가가 쇼핑객들로 혼잡할 것으로 생각해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의 소매치기가 워낙 감쪽같아서 피해자 8명 중 6명은 자신이 소매치기를 당한 줄도 모르고 휴대전화를 어디서 잃어버렸다고만 생각했다”며 “소매치기 피해를 안 보려면 혼잡한 곳에서는 가방을 앞으로 메고 휴대전화는 잠금장치가 있는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경찰은 김씨를 기소 의견으로 곧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박신영인턴기자 wtigr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