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 "성폭력 신부 추가 징계할 것"

다음 주 정기총회 열어 징계절차 및 전수조사 논의

28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한국 천주교 사제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사죄하며’란 제목의 담화문을 발표한 뒤 허리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최근 불거진 한만삼 신부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28일 서울 광진구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대주교는 “독신의 고귀한 가치를 지키며 윤리의식과 헌신의 종교적 표지가 되어야 할 사제들의 성추문은 참으로 실망스럽고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성폭력의 피해자는 물론 교회의 사제들에게 큰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하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 대주교는 한 신부의 징계에 대해 “현재 정직 조치는 법적인 소명이 완료되기 전 임시로 내린 조치”라며 “다음 주 진행할 정기총회를 통해 정식 징계 절차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징계가 미흡하다는 질타에 대해서는 “법적인 소송에 있어서도 양편의 입장을 충분히 듣고 판단을 해야 하는 만큼 소명을 듣고 교회법적인 절차를 진행하려 했다”고 해명했다.


김 대주교는 피해자가 요구하는 사제 성폭력 전수 조사 요구에 대해 “천주교회는 각 교구가 독립돼 있는 만큼 전체 교구를 총괄하는 주교회의에서도 수원교구 일에 관여할 수 없다”며 “현재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사제 성폭력 방지 교육을 더 강화하고 세분화해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 사제들이 ‘한만삼 신부에 대한 매도가 심하다. 정의구현사제단 활동을 열심히 했던 것은 인정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 “온전한 개인의 입장일 뿐 천주교의 공식 입장과 별도”라고 강조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다음 주 개최할 정기총회에서 16개 교구의 교구장 주교들이 모여 ‘사제의 성범죄’ 방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각 교구에서 확인한 ‘사제 성범죄 전수 조사’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눈다.

김 대주교는 사과문을 읽던 도중 고개를 숙이며 “한국 주교단은 사제교육의 미흡과 관리 소홀에 대해 큰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제들의 성범죄로 인해 고통받는 분들에게 최선을 도움을 드릴 수 있는 방법을 반드시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우영탁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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