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직에 '시자쥔' 채워…절대권력 굳힌 習

3중전회 폐막…지도부 인선안 확정
오른팔 왕치산 부주석에 앉히고
류허는 부총리·인민은행 총재로
5일 개막 전인대서 인선 발표 예정
비공산당 인사는 완전 배제될 듯

절대권력을 손아귀에 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권연장을 위한 정치 ‘빅쇼’의 마지막 리허설이 28일 끝났다. 마오쩌둥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임기연장을 위해 국가주석 3연임 제한 규정을 없앤 헌법개정안을 내놓은 시 주석은 지난 26일부터 사흘간 열린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19기 3중전회)에서 자신의 측근인 ‘시자쥔’으로 공산당과 국가의 최고 보직자를 채우는 지도부 인선안을 마무리했다.


이에 따라 오는 3월5일부터 보름 가까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최대 정치행사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공산당 지도부는 헌법개정안과 국가기구개혁안, 당 지도부 인선안 등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후계자 지명 없이 시황제 천하를 선포한 지난해 가을 당대회 이후 4개월 동안 세 차례의 공산당 중앙위 전체회의를 소집하면서 집권연장을 위한 포석을 완벽하게 갖춰놓은 시 주석은 이번 전인대에서 자신의 오른팔이었던 왕치산 전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를 부주석으로 다시 불러들이고 그의 50년 절친 류허를 부총리와 인민은행 총재로 발탁할 것이라는 관측이 베이징 정가에 지배적이다. 올해 70세로 2002년부터 16년간 인민은행 총재를 맡으며 중국 최장 중앙은행 총재 타이틀을 누렸던 저우샤오촨은 이번 전인대를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고 중국의 대외정치 이벤트인 보아오포럼 부이사장을 맡을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번 3중전회 이후 시진핑 지도부의 당내 조직 및 언론통제는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덩샤오핑의 유지였던 집단지도 체제를 허문 데 대한 당 내외의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서다. 당장 이번 전인대에서 확정되는 국가 최고 보직자 인선에서는 비공산당 출신 인사들이 완전히 배제될 것이라는 관측이 중화권 매체에서 나오고 있다. 홍콩 성도일보는 이날 중국 국무원 부처의 유일한 비공산당 장관인 완강 과기부 부장이 이번 전인대에서 퇴진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이 공산당 외에 허용한 민주당파 중 하나인 치공당 주석인 완 부장이 물러나면 국무원 내각은 11년 만에 다시 공산당 출신 인사로만 채워지게 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베이징 정가에서는 시진핑 지도부가 공산당의 영도력을 강화한다는 이유로 더 이상은 당외 인사에게 내각 요직을 맡기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언론통제의 고삐도 한층 강화되는 분위기다. 당장 중국 관영 통신사인 신화통신은 시 주석의 장기집권을 위한 개헌 추진을 가장 먼저 보도해 외신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당 지도부로부터 문책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중화권 매체에 따르면 신화통신 편집자와 관련 책임자의 해고, 차이밍자오 신화통신 사장의 자아비판과 문책 등이 거론되고 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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