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는 사상 초유의 실업난에 결혼도 미루거나 실패하는 요즘 청년들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결혼 건수는 전년보다 6.1% 감소한 26만4,500건이었다. 결혼 건수는 역대 최저치이고 감소율은 2016년(7.0%)에 이은 역대 2위다.
결혼 건수는 2012년 감소세로 돌아선 후 매년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2012년 -0.6%, 2013년 -1.3%, 2014년 -5.4%, 2015년 -0.9% 등이며 최근 2년간은 감소율이 크게 뛰었다.
특히 한창 결혼해야 할 연령대의 혼인이 많이 줄었다. 1,000명당 결혼 건수를 뜻하는 일반혼인율은 지난해 12.8건에서 12.0건으로 0.8건 줄었다. 하지만 25~29세 여성은 2.0건이나 줄었고 25~29세 남성과 30~34세 남성 역시 각각 1.0건, 1.1건 감소했다.
결혼이 줄어드는 1차 이유는 청년 인구 자체가 감소하는 데 있지만 재앙 수준의 청년 실업난의 영향이 결정적이라는 분석이다. 번듯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드니 가정을 꾸릴 만한 경제력을 갖추기 힘들고 결혼은 최대한 미루거나 포기하는 경우가 일반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15~29세 청년실업률은 2016년과 지난해 2년 연속 9.8%를 기록했다. 역대 최고치다. 30~34세 실업률 역시 지난해 4.1%로 전체 실업률(3.7%)을 웃돌았다. 예전 같으면 직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돈도 한창 모아야 할 나이에 취업준비생으로 지내는 청년들이 상당수 된다는 얘기다. 30~34세 실업률은 2015년 3.3%, 2016년 3.8%, 지난해 4.1%로 악화됐다.
잡히지 않는 집값에 따른 주거난도 결혼 감소에 일조하고 있다. 서울의 1인 청년가구 주거빈곤율은 2000년 31.2%에서 2015년 37.2%로 급증했다. 주거빈곤율이란 화장실이나 부엌이 없는 등 최저 주거 기준에 미달하거나 소득 대비 주거비 비율이 30%가 넘는 인구 비율을 말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청년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기피하니 출산율도 떨어지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결혼이 늘어날 수 있게 청년들의 경제·주거 여건을 개선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종=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