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이는 바람...봄속으로 떠나자

인천 무의·장봉도 한나절 여행에 제격
100여년전 점포·상점 옹기종기 모인
광주 1913송정역시장도 색다른 재미
살이 꽉 찬 대게 맛보려면 영덕으로

인천 무의도
경북 영덕
한 발짝도 나서기 싫을 만큼 혹독한 추위가 이어지더니 거짓말처럼 날씨가 풀렸다. 어느새 3월, 살랑거리는 봄바람 소리가 들려온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한 ‘3월의 여행 명소’를 참고삼아 이번주 말 봄의 정취를 만끽하러 산으로 들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를 이용해 갈 수 있는 인천 무의도와 장봉도는 철길·뱃길·산길·해안길을 모두 만날 수 있어 한나절 여행에 제격이다. 하늘과 바다 사이 푸른 산자락을 걸어도 상쾌하고 기암괴석 주변으로 펼쳐진 광활한 해변을 걸어도 그만이다. 부드러운 능선이 이어지는 호룡곡산은 산길이 완만해 바다를 보며 여유롭게 걷기 좋다. 드라마와 영화 촬영지로 소문난 하나개해수욕장은 고운 모래가 깔린 백사장 위로 줄지어 선 방갈로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드넓은 갯벌을 붉게 물들이는 일몰은 특히 인상적이다.


주요 도심이 지하철로 연결돼 차 없이도 여행을 즐길 수 있는 광주도 봄나들이 지역으로 적당하다. 우선 1913송정역시장은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전통시장이다. 200m 남짓한 시장 골목을 따라 세월의 흐름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점포와 상점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맥주를 마시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책맥’ 서점을 둘러보고 도심에서 쉽게 보기 힘든 사진관에서 기념사진을 찍다 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평일에는 오후10시, 주말에는 오후11시까지 개장하기 때문에 야간 여행 코스로 잡아도 좋다.

문화 예술에 관심 있다면 광주극장을 추천한다. 국내 유일한 단관 극장(한 극장에 스크린이 하나인 극장)인 광주극장은 금남로4가역과 가깝다. 이곳에서는 흥행작 위주로 상영하는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달리 다채로운 영화와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다. 현재 예술 영화 전용관으로 운영되며 지금까지 건물 외관에 손간판을 거는 전통을 유지한다.

성큼 다가온 봄날과 함께 살이 꽉 찬 대게를 맛보고 싶다면 동해선 기차에 몸을 실어보자. KTX와 동해선을 이용하면 서울에서 약 3시간10분 만에 영덕에 도착한다. 음식점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다면 동광어시장으로 가면 된다. 1층에서 대게를 사고 2층 식당에 올라가면 상차림 비용을 내고 알뜰하게 먹을 수 있다. 고소한 대게를 맛본 뒤에는 바다를 매립해 만든 해파랑공원을 둘러보자. 강구항 바로 옆에 있는 공원은 바위에 철썩이는 파도를 감상하며 걷기 좋다. /나윤석기자 nagija@sedaily.com 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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