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특위 출범 후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했던 여야는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28일 원내대표 간 합의를 거쳐 광역의원을 690명으로, 기초의원을 2,927명으로 각각 조정하는 방안을 소위에서 통과시켰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소속 김재경 헌정특위 위원장이 전체회의를 1시간 넘게 열지 않으면서 개정안 처리에 제동이 걸렸다.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들이 김 위원장의 소재를 찾아 국회를 뛰어다니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오후10시가 넘어서야 겨우 전체회의가 열렸지만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소위를 통과한 안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시간이 지체됐다. 인천을 지역구로 둔 안상수 의원은 “인천 지역에 동의하기 어려운 내용이 있다. 내 지역구는 (광역의원 수가) 하나 줄어들었지만 나는 수용할 수 있다”며 “그런데 인천 남동구와 부평은 한 명씩 늘어 6명이 됐는데 인구가 비슷한 서구는 4명 그대로 유지됐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간사인 윤관석 의원의 지역구인 인천 남동구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윤 의원이 “공직선거법이기 때문에 행정구의 인구를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 선거구의 인구를 기준으로 해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안 의원은 “끼워 맞추려고 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맞섰다. 이 같은 공방이 계속되자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의원들 전원이 지금 (본회의장에서) 헌정특위 결과만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그 많은 세월을 허송하고 이제 와 이러는 것이냐”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헌정특위의 의결을 기다리던 정세균 국회의장은 법안 처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2월 임시국회 종료를 2분 남긴 오후11시58분 본회의 산회를 선포했다. 정 의장은 “의장의 부덕의 소치인지 모르겠으나 부끄럽고 참담하다. 국민 뵙기도 그렇고,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예비후보자를 대할 면목이 없다”며 “정말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헌정특위는 1일 0시에 다시 회의를 열어 0시5분에 개정안을 통과시켰지만 이미 본회의가 산회한 상태라 최종 처리는 무산됐다. /하정연기자 ellenah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