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에너지 정책에도 활활 타는 '석탄 발전'

전체 발전량 비중서 3.59%P↑
LNG 이용률도 30%대로 붕괴
석탄 발전 '가성비'에 구입 늘어
"당국 의지로 개선 가능" 비판도

SK E&S의 파주LNG발전소 전경. /서울경제DB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탈석탄’ 에너지 정책에도 석탄 발전 비중이 오히려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확대되는 상황에서도 전력 당국이 가스 등 친환경 에너지원보다 값싼 석탄 발전에 대한 의존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1일 한국전력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 생산에 사용한 에너지원 중 발전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전원(電原)은 석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가장 높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실제로 지난해 석탄 발전은 총 23만8,919GWh(기가와트시)의 전기를 생산해 전년 21만3,803GWh보다 2만5,116GWh 가량 늘었다. 이 때문에 전체 발전량에서 차지하는 석탄 발전의 비중도 2016년 39.5%에서 지난해에는 43.1%로 3.59%포인트 증가했다.

포스코에너지 인천LNG복합화력발전소 전경. /서울경제DB
반면 LNG 발전은 설비용량이 지난해 가장 많이 증가했지만, 발전량은 오히려 낮아졌고 발전 비중도 줄었다. 특히 평균 이용률도 사상 처음 30%대로 떨어졌다. 가스 발전량은 11만8,569GWh로 전년대비 2% 하락했으며 전체 비중에서도 22.3%에서 21.4%로 줄었다. 월평균 이용률도 42.2%에서 37.6%로 하락했다. 전체 가스 발전기 10기 중 3기만이 제대로 가동됐다는 의미다. 정부가 정권교체와 함께 기존 원전과 석탄 발전 위주의 에너지 정책을 신재생에너지와 가스발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기로 했지만, 여전히 발전 산업 현장에서는 석탄 중심의 발전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물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량과 비중이 소폭 증가하고 원전 발전이 대폭 감소하는 등의 변화 움직임은 보였다. 실제 태양광 및 풍력 발전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늘어나면서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전년대비 35%(8,108GWh) 증가한 3만1,044GWh를 기록했고 발전 비중도 5.6%로 전년대비 1.3%포인트 증가했다. 원전은 지난해 10.6GW가량이 예방정비로 가동 중단한 탓에 발전량이 급격히 감소했고 발전 비중도 30% 선이 무너진 26.8%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인 것으로 보인다. 원전이 예방점검을 마치고 정상가동되기 시작하면 원전 발전 비중은 다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신에너지 정책에도 석탄 발전 비중이 오히려 높아진 것은 결국 발전 당국이 탈석탄화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국전력은 지난해 원전 전력구입금액보다 1조원 이상 많은 돈을 석탄 발전의 전력구매비용으로 사용했다. 지난해 원자력 전력구입금액은 8조5,663억원으로 전년(10조4,892억원)보다 20%가량 줄었지만, 유연탄 전력구입금액은 14조7,322억원에서 17조7,554억원으로 3조원 이상 늘었다. 같은기간 LNG(복합포함)는 약 2조원, 신재생에너지는 3,015억원 늘었다.

업계에서는 전력 당국이 수익성을 위해서 탈석탄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익성 위주의 경제급전 원칙은 전력 당국의 의지로 바꿀 수 있는 부분”이라며 “환경급전에 대한 구체적인 실현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원전과 석탄 발전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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